月 300건 이상… 작년엔 200건 안돼 한달 내 납부 잔금 마련 못하거나 실수로 낙찰가 높게 기입 사례도 “자금 계획 최대한 보수적으로”
단기간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자금조달계획서를 제출하지 않고, 시세보다 저렴하게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법원경매에 도전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그러나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입찰보증금을 잃는 사례가 늘고 있어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1일 법원경매 전문 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8월 법원경매에서 몰수된 입찰보증금은 총 355억3129만 원(2173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집계가 덜 끝난 8월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법원이 문을 닫았던 3월을 제외하면 매달 몰수 건수가 300건을 넘겼다. 지난해까지 입찰보증금 몰수 건수는 한 달에 200건을 넘기는 일이 드물었다.
업계 전문가들은 ‘내 집 마련’을 위해 급하게 경매 시장에 뛰어든 수요자들이 자금 고려 없이 낙찰가를 높게 썼다가 낭패를 보는 일이 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경매로 낙찰 받은 매물은 각 은행별로 담보 대출의 기준이 감정가와 낙찰가, 시세 등으로 달라진다. 정확한 대출 기준과 대출액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낙찰 이후부터인 만큼 자금 조달 계획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세워야 한다.
오명원 지지옥션 연구원은 “경매 시장에는 ‘낙찰이 제일 쉽다’는 말이 있다”며 “자금 조달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본인이 마련할 수 있는 적정 금액을 정해두고 낙찰가를 제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