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패션스마트센터’ 문열어… 소공인 의견 수렴해 공간 구성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원스톱’… “작업시간 절반으로 줄었어요” 패션창업가 위한 실전교육도 진행
29일 서울 금천구 서울패션스마트센터 개소식에 참석한 한 시민이 센터 안에 설치된 의류 키오스크를 작동시키고 있다. 의류 키오스크는 소비자가 옷의 디자인과 원단 등을 직접 선택해 비대면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장치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29일 오전 서울 금천구 서울패션스마트센터. 직원 한 명이 디자인한 후드티를 3차원(3D) 형식으로 컴퓨터 모니터 화면에 띄우며 설명했다. 마우스로 몇 번 클릭하자 마술같이 도안이 ‘뚝딱’ 나왔다. 잠시 후 자동재단기의 로봇팔이 쉴 새 없이 움직이며 입력된 도안에 맞춰 원단을 잘라냈다. 이 원단을 봉제사들이 재봉틀로 이어 붙이자 여러 벌의 후드티 샘플이 순식간에 완성됐다.
○ 정보기술(IT) 접목해 도약 꿈꾸는 봉제산업
서울시 1호 스마트앵커시설 서울패션스마트센터가 이날 문을 열었다. 패션의류 소공인(패션의류 디자이너)들의 의견을 수렴해 연면적 1247m²의 공간을 △자동재단실 △공용장비실 △교육장 △창업공간 △사무공간 △마스크제조시설로 꾸몄다. 앞으로 소공인의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게 되는데, 청년들의 아이디어와 봉제기술 숙련공들의 노하우를 접목해 다양한 협업도 시도할 예정이다.
서울시와 금천구는 센터를 통해 봉제 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키고 침체된 지역경제도 살릴 생각이다. 단순하게 예산을 지원하거나 취업 연계로 활로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IT를 봉제 산업에 접목시키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한다.
○ 디자인부터 생산까지 ‘원스톱’, 판로 개척도 지원
가장 주목할 점은 센터에서 시제품 디자인부터 자동재단, 봉제, 마감, 생산까지 한번에 작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개 소공인이 디자인한 도안을 시제품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공장에 제작 의뢰를 해야 하는데, 물량이 적다 보니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이후에도 판로를 알아서 개척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반면 센터에서는 첨단 장비인 자동재단기를 이용해 소량이라도 다양한 시제품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 사전 예약만 하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시제품을 실제로 제품화하고 싶다면 센터에서 금천구 일대 봉제장인과 패션브랜드를 연결해준다. 영세한 소공인은 시제품 제작 비용과 판로 개척에 들어가는 시간을 아낄 수 있고, 봉제장인에게는 일감이 생기는 것이다.
패션산업 창업가를 위한 실전 교육도 한다. 패션 분야의 대학 교수와 기업 임원이 첨단 기술을 활용한 디자인 교육부터 이커머스, 팝업매장 운영 등 실제 창업에 필요한 내용을 가르칠 예정이다. 박광규 센터장은 “디자인고 학생부터 대학생, 취업준비생까지 패션산업을 꿈꾸는 청년이라면 누구나 교육을 받을 수 있다”며 “친환경과 리사이클 등 패션계의 최신 트렌드도 교육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