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심의에도 합의 도출 못해… ‘감사원장-위원들 이견 탓’ 분석속 “정치공방 피하려 고의 지연” 지적도… 15일 국감 ‘늑장심의’ 공방 벌어질듯
감사원이 13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 폐쇄 결정의 적절성 여부를 담은 감사 보고서 심의를 나흘째 이어갔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보통 1, 2일이면 끝나는 심의를 나흘째 이어가는 것은 감사원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15일 감사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정치 공방을 피하기 위해 감사원이 결론 도출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사원은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최재형 원장과 5명의 감사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감사 보고서 의결을 위한 4차 심의를 진행했지만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 15일 국감을 준비하기 위해 14일은 회의를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회의는 이르면 16일 속개될 예정이다. 감사원 관계자는 “원전 감사는 선례가 없고 내용이 복잡하고 민감한 만큼 감사위원들이 꼼꼼하게 살피느라 다소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라며 “아직 속개 날짜는 미정이다”라고 말했다.
감사원 안팎에선 보고서 의결이 지연되는 것에 대해 최 원장과 일부 감사위원들 간 이견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감사원은 올 4월 감사위에서도 월성 1호기 감사보고서를 사흘간 심의했지만 의결을 보류한 바 있다. 감사원이 일부러 국감 이후로 보고서 의결을 늦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의 월성 원전 1호기 감사 결과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정당성과 이어지는 사안인 만큼 어떤 결과가 나오든 후폭풍이 불가피하다. 감사원이 월성 1호기 경제성이 저평가됐다며 조기 폐쇄가 부당했다는 결론을 내릴 경우 최 원장에 대한 여권의 사퇴 압박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조기 폐쇄가 타당했다는 결론이 나오면 감사원 독립성과 적절성 등을 놓고 야권의 반발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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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