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 로비 의혹] 옵티머스 자기자본 미달 시정조치… 평균기간 2배인 112일 끌다 유예 野 “금감원 감독기능 작동 안해”… ‘금감원이 VIP 대접’ 녹취 공개도 윤석헌 “특혜-외압설 사실 아니다”… NH증권대표 “판매결정 관여 안해”
정무위 국감 출석한 윤석헌 금감원장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3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유의동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감원은 2017년 8월 옵티머스의 자기자본이 법정 기준에 미달한다고 보고 어떤 조치를 내릴지 검토에 착수했다. 2015년부터 올해까지 자본 부족으로 비슷한 상황에 놓인 다른 운용사에 대한 처리 결정 소요 기간은 58일이었으나 옵티머스는 그 두 배인 112일간 지켜본 뒤 그해 12월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했다. 적기시정조치는 경영 개선을 요구하는 처분인데, 이를 미뤄주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당시 옵티머스 측에 대주주 변경 승인이 잘 날 수 있도록 컨설팅도 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감원 측은 “처분 기간이 길어진 건 옵티머스에 대한 검찰 조사 등 외적 요인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옵티머스 사태의 본질은 사전에 사기라는 것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음에도 금감원이 방조했다는 것”이라며 “옵티머스 고문으로 활동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양호 전 나라은행장이 금융당국과 유착을 도운 인물로 의심받고 있어 이들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했다.
강 의원은 양 고문과 김 전 대표 간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며 금감원과의 유착 의혹을 제기했다. 녹취록에서 양 고문은 “다음 주에 금융감독원에 가는데 거기서 ‘VIP 대접’ 해준다고 차 번호를 알려 달라고 해서…”라고 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녹취록을 통해 제기된 ‘VIP 대접’ 의혹에 대해서는 “여기에 나온 것을 갖고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특혜와 외압설도 사실이 아니며 금감원 인력 부족으로 사태를 조기에 막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2월에 진행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금감원 감찰로 인해 사모펀드 검사가 위축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민정 감찰을 자세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그 부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 전 부총리나 양 고문과 만난 적이 있느냐는 질의에도 “그런 적 없다”고 했다. 윤 원장은 국민의힘이 공개한 ‘옵티머스 펀드 하자 치유 문건’에 대해선 “얼핏 봤다. 좀 조작돼 있는 문건이라는 느낌을 받는다”며 “진실성이 낮다”고 일축했다. 해당 문건은 여당 등 정치인들의 연루 의혹을 담고 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