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
130세. 글로벌 브랜드인 루이뷔통, 샤넬, 코카콜라, 로레알의 평균 ‘나이’다. 코로나19 이후 소비재 시장의 화두는 분명 온라인 및 디지털화이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그럼에도 먹고, 마시고, 입고, 바르는 소비재만큼은 100년 이상 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충성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최근엔 나이키 실적이 화제였다. 코로나 영향이 온전히 가시지 않았는데도 작년보다 이익이 증가했다. 특히 눈에 띈 것은 지난해에 비해 83% 늘어난 e커머스(전자상거래) 사업이다. 전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었지만, e커머스 사업의 높은 수익성 덕분에 이익은 오히려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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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브랜드력을 보유한 기업들은 동일한 기능의 제품으로 몇 배의 가격을 받을 수 있다. 우리가 잘 아는 글로벌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의 영업이익률은 30%를 웃돈다. 글로벌 브랜드는 기존 시장에서도 확고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할 뿐 아니라 경제 규모가 성장하는 신흥 시장에서도 주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들은 막대한 자금력으로 마케팅뿐 아니라 인수합병(M&A) 활동도 활발하게 하면서 글로벌 존재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로레알은 로레알 브랜드를 뺀 랑콤 등 나머지 브랜드를 M&A를 통해 확보했다. 루이뷔통으로 유명한 LVMH나 세계 최대 음식료품 회사인 네슬레 또한 마찬가지다.
100년 이상 지속된 브랜드들은 향후 100년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소비자들에게 익숙한 브랜드인 데다 투자가들에게도 배당, 자사주 매입 등의 형태로 꾸준히 주주 환원 정책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글로벌 대표 소비재 기업인 P&G는 130년 동안 배당을 지급했고 64년간 매년 배당을 늘려왔다.
이른바 FAANG(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BBIG(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에 열광하는 시기지만 100년 브랜드에 투자하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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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