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신인 드래프트 풍경
올해는 이 장면 못 봅니다 지난해 8월 실시된 2020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각 팀의 지명을 받은 선수들이 지명팀 유니폼을 입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고 있는 올해는 이 같은 장면을 볼 수 없다. 21일 개최되는 2021년도 신인 드래프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열린다. 드래프트 대상자인 총 1133명은 중계방송을 통해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동아일보DB
프로야구 A구단 스카우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21일 열리는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누구를 뽑을지 윤곽조차 잡히지 않는다는 얘기였다. 그는 “현장에서 스카우트끼리 만나다 보면 다른 팀들이 대략 어떤 선택을 할지 감이 오는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만남이 제한되다 보니 예측이 어렵다. 예년보다 더 많은 상황별 시나리오를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구단의 장래가 좌우될 수도 있는 신인 선발은 가장 중요한 연례행사다. 어떻게 옥석을 가리느냐에 따라 향후 전력도 달라진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각종 대회 일정은 축소되고 구단과 예비 신인들의 만남도 제한되면서 선수와 구단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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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구단들도 대학 팀과의 연습경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B구단의 코치는 “연습경기를 통해 점검은 하지만 대학 팀끼리 실전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경기력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선수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게 어렵다 보니 예년보다 다른 구단들과 정보 공유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프로축구는 드래프트가 아닌 자유계약으로 신인을 뽑지만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C구단 스카우트는 “초중학교 때부터 선수들을 꾸준히 관찰해야 하는데 대회가 없다 보니 이게 제대로 안 된다. 올해는 물론 내년 선발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대학이나 고교 팀 일선 지도자들의 추천을 토대로 명단을 작성할 수밖에 없다.
기존의 드래프트 방식도 바뀌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1일 신인 드래프트를 언택트 방식으로 한다. 10개 구단은 각각 안방구장에서 화상 연결을 통해 소속 학교에서 대기하고 있는 선수를 지명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대상 선수와 가족은 행사장인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 오지 않는다. 행사장에는 중계방송 관련 인력과 인터넷 연결 오류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구단 관계자 1명씩만 참석한다. 취재진과 팬들은 행사장에 갈 수 없지만 중계방송을 통해 지명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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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배구연맹(KOVO)도 22일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를 프로야구와 같은 비대면 방식으로 실시한다. 다음 달 6일 열리는 프로배구 남자부 드래프트도 비대면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프로농구, 여자프로농구도 현재 드래프트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강홍구 windup@donga.com·김정훈·유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