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골프 18세 손예빈 올해 프로 전향 첫 3부투어 우승, 매일 7시간 근력운동-샷 훈련 9홀 라운드 도는 ‘연습벌레’… “유튜브 스승인 유소연 프로 존경”
10일 경기 용인시 지산CC에서 벙커샷을 하고 있는 ‘샛별’ 손예빈.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는 손예빈은 초등학교 5학년 이후 한 해도 빠짐없이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용인=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손예빈은 올해 5월 프로로 전향한 뒤 6월에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첫 3부 투어 대회에서 우승해 단숨에 KLPGA 정회원이 됐다. 대회 최종 2라운드 후반 9홀에서 두 차례 OB를 내며 위기를 맞았으나 16번홀 버디에 힘입어 연장 끝에 우승하는 강심장을 보였다.
10일 훈련 장소인 경기 용인 지산CC 연습장에서 만난 손예빈은 “막상 프로가 돼 선배들과 경쟁하려고 하니 실감도 안 나고 무척 떨려 대회 전날 잠도 제대로 못 잤다”며 “컨디션이 좋지 않아 실수가 많았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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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매니지먼트 업체 갤럭시아SM은 손예빈의 성실함과 열정을 알아보고 그가 고1이던 2018년부터 관리에 들어갔다. 갤럭시아SM 관계자는 “주니어 때부터 손예빈의 공격적 플레이를 지켜본 나이키에서 고교생 선수에게 이례적으로 신발, 의류 등 용품 일체를 후원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KLPGA투어 정규(1부)투어 진입을 노리는 손예빈은 “어프로치를 할 때 아직도 거리감이 부족해 연습이 많이 필요하다”며 “특히 50m 거리의 샷이 어렵다”고 말했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출생)답게 자신의 부족한 점을 유튜브를 통해 배우기도 한다. “퍼팅 역시 실수가 잦았는데, 유소연 선배의 유튜브 레슨을 들은 뒤 주변에서 ‘퍼트가 좋아졌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손예빈이 가장 존경하는 선수도 유소연(30)이다. 손예빈은 “오랜 기간 정상에 머무는 것은 끊임없는 노력과 끈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유소연 프로님이 그렇다”며 “제 좌우명처럼 느리더라도 천천히 꾸준히 가 오랜 기간 정상을 유지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국내 무대를 제패한 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무대에 진출해 한국을 빛내고 싶다는 소녀의 다짐이 예사롭지 않다.
용인=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