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부터 시험… 의대생 86% 거부 응시여부 자체설문 결과 8일 발표 정부 “추가 연장하면 공정성 문제” 전공의 “재응시 안되면 단체행동”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에 반대하는 의대생들이 정부의 두 차례 응시원서 접수 기간 연장에도 의사 국가고시(국시) 실기시험을 집단 거부했다. 의대생들의 국시 집단 거부는 2000년 의약분업 사태 때 이후 처음이다. 정부는 더 이상의 추가 접수는 없다고 못을 박았다. 공중보건의와 인턴 등 내년 의료인력 배출에 차질이 우려된다.
지난달 21일부터 무기한 집단휴진(파업)을 이어가던 대형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은 8일 오전 7시부터 업무에 복귀한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2주 내에 의대생들에게 국시 재응시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다시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7일 밝혔다. 의대생들의 국시 거부 사태가 앞서 4일 타협에 이른 의료계와 정부 간 갈등의 불씨로 되살아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시 실기시험은 8일부터 11월 20일까지 치러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응시자는 의대 본과 4학년생 등 446명이다. 전체 응시 대상자 3172명 중 2726명(86%)이 시험을 거부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 등에 반발해 응시를 취소했던 2839명 중 두 차례의 접수 연장 기간에 다시 신청한 학생은 113명에 그쳤다. 정부 의료정책에 대한 의대생들의 반발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달 31일과 이달 4일 한 차례씩 응시원서 접수 기간을 연장한 바 있다.
이윤성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원장은 이날 “시험을 다시 보겠다는 의대생이 많으면 복지부에 추가 시험을 요청해 볼 생각을 갖고 있다”며 “전제조건은 의대생들이 먼저 시험을 보겠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립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장회의도 성명서를 내고 “학생들의 고민과 진심을 헤아려주고 조금만 더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 주기를 정부에 부탁한다”며 “학생들은 이제 학교로 돌아와 학업에 충실히 임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송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