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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으로 노쇠해진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 정이품송(천연기념물 103호)이 기력을 점차 회복하면서 집중호우와 강풍을 동반한 태풍에도 꿋꿋이 버티고 있다.
정이품송은 세조의 속리산 행차 때 어가(御駕) 행렬이 무사히 통과하도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는 전설이 전해오는 나무다.
3일 보은군에 따르면 9호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정이품송이 자리잡은 속리산에는 전날부터 131㎜(오전 9시 기준)의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이 지역은 태풍의 영향으로 최대순간풍속 초속 15.7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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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령 600여년으로 추정되는 정이품송은 오랜 세월을 잘 견디고 있다.
2012년 8월28일에는 태풍 ‘볼라벤’이 몰고 온 강풍을 견디지 못하고 서북쪽으로 뻗어 있던 가지(지름 18㎝·길이 4.5m)가 부러졌다.
1980년대 중부지방에 창궐한 솔잎혹파리에 감염돼 수세가 급격히 약화했고, 1993년 동북쪽 큰 가지(지름 30㎝)를 강풍에 잃었다. 5년 뒤에는 다른 가지(지름 20㎝)가 말라 죽어 우아한 자태를 잃었다.
2000년부터 발생한 태풍과 폭우, 폭설에 지름 15㎝ 안팎의 중간 가지 2개를 잃었고, 2007년 서쪽 방향 큰 가지가 돌풍에 부러져 나무의 좌우 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
보은군은 수세가 약해진 정이품송을 살리기 위해 백방으로 정성을 쏟았다. 전담병원과 주치의를 지정해 부러진 가지 주변과 썩은 가지를 도려내고, 밑동 주변 복토 층에 공기가 통하도록 플라스틱 관을 묻어 뿌리 호흡을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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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군 관계자는 “정이품송이 점차 기력을 되찾아 장마철 집중호우와 태풍에도 큰 탈 없이 잘 견뎌 내는것 같다”며 “보은의 상징인 정이품송이 사시사철 아름다운 자태를 유지하도록 살피겠다”라고 말했다.
[보은=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