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전국 확산 비상]2주새 확진자 33%가 노인
방역당국에 따르면 28∼30일 사흘간 10명을 포함해 최근 열흘 사이에만 16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했다. 30일 0시 기준 국내 누적 사망자(323)의 5%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 같은 사망자 증가는 고령 환자가 늘어난 것과 관련이 있다. 최근 2주간(17∼30일) 전체 신규 확진자 가운데 60세 이상 고령자 비율은 33.3%(1461명)로 직전 2주 동안의 26.9%(257명)에 비해 높다. 코로나19 2차 유행으로 확진자 수가 늘어난 것뿐 아니라 전체 확진자 중 차지하는 비율도 높아졌다.
특히 이달 15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광복절 집회 참석 확진자 중엔 60대 이상이 절반에 가까운 49.2%를 차지했다. 올해 2, 3월 신천지예수교를 중심으로 확산된 대구경북 지역 유행 때 60세 이상 고령 환자 비율은 약 14%였다. 전체 사망자 323명 중 301명(93.2%)이 60대 이상이다. 최근 2주간 발생한 사망자 18명은 전부 60대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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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최근 들어 고위험군인 고령층이 이용하는 요양시설과 요양병원 등의 의료기관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며 “역학조사 결과 노인복지시설이나 의료기관의 경우 대부분은 종사자를 통해 (바이러스가) 시설 내로 유입된 뒤 전파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 본부장은 “요양시설 종사자는 (바이러스의) 시설 유입을 막기 위해 카페, 식당 등 다중이용시설 방문을 자제하고 여행이나 모임도 취소하거나 연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사망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전체 사망자 323명 가운데 절반을 넘는 169명(52.3%)이 시설이나 병원에서 감염된 것으로 파악됐다.
치명률이 높은 위중·중증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도 방역당국의 걱정을 키우고 있다. 이달 17일 13명이던 코로나19 위중·중증 환자가 30일엔 70명으로 5배가량으로 늘었다. 70명 중 50명은 기저질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방역당국은 산소투입 치료가 필요한 경우를 중증환자로, 기계를 통한 인공(강제)호흡을 해야 하는 상황인 경우를 위중환자로 분류하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령 환자가 늘어나면 그중에서 중증 환자가 증가하기 때문에 사망자가 많아질 수 있다”며 “고령자 중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우선적으로 검사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령자 등 고위험군 환자 증가로 치료 병상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상태다. 29일 오후 8시 기준 광주와 대전, 강원, 전북, 전남 등 5개 지역에는 중증 환자가 즉시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하나도 없다. 전국적으로도 당장 이용할 수 있는 중증 환자 병상은 59개만 남았다.
강동웅 leper@donga.com·송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