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투병 끝 갑작스런 비보… 추모 물결, 흑인 실존인물 연기하며 이름 알려 오바마 “고통 속에도 모든걸 이뤄”… ‘어벤져스’ 동료들도 애도 메시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29일(현지 시간) 열린 배우 채드윅 보즈먼 추모 기자회견을 보러 온 시민들이 보즈먼이 주연한 영화 ‘블랙 팬서’ 포스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그가 백악관을 찾은 것은 2013년 영화 ‘42’에서 사상 첫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을 연기할 때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자신의 힘을 아이들의 본보기가 되는 데 사용했고, 그 모든 것을 투병의 고통 속에서 이뤄냈다.”
민주당 조 바이든 대통령 후보는 “그의 진정한 힘은 우리가 스크린에서 봐 온 것보다 컸다”고 추모 글을 남겼다. 최초의 흑인 여성 부통령 후보인 민주당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너무 빨리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의 삶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보즈먼의 마지막 트윗은 해리스 의원의 부통령 후보 지명을 축하하는 글이었다.
그는 ‘블랙 팬서’에서 지구 최강의 기술을 보유한 아프리카 제국 ‘와칸다’의 국왕 티찰라 역을 맡았다. 이 영화는 흥행에 성공했을 뿐 아니라 슈퍼 히어로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뉴욕타임스는 “블랙 팬서가 흑인 팬들에게 힘과 희망, 자부심을 상징했다”며 보즈먼에 대한 추모 열기를 설명했다. 그가 숨지기 전, 연인인 가수 테일러 시몬 레드워드와 결혼한 사실도 유족을 통해 뒤늦게 밝혀졌다.
마블 영화 ‘어벤져스’의 동료들도 애도의 메시지를 전했다. ‘아이언맨’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그는 생과의 사투 속에서도 사회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기 위해 애썼다”고 했다. ‘헐크’ 역의 마크 러펄로는 “그의 위대함은 이제 시작됐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