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협, 재투표 끝 ‘파업 계속’ 결정 “국가고시 못보는 상황 두렵다” 일부 의대생 호소에 한때 동요 ‘합의문에 원점서 재논의 적시 안해’ 정부 정책 불신 여전히 강해 “여론 차가워져… 파업 멈춰라” 전공의라 밝히며 페북 글 올려
전공의 파업 강행… 진료공백 우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서울대병원 소속 한 전공의가 최근 논란이 된 정부의 공공의대 학생 선발 방식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위 사진).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안 등에 반발해 벌이고 있는 집단휴진(파업)을 중단 없이 이어가기로 결정한 이날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응급실 진료가 지연되고 있다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뉴스1
대전협은 29일 오후 10시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임시전국대표자비상대책회의(대표자회의)를 열어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격론을 벌였다. 앞서 대전협은 국회와 의료단체의 중재 덕분에 파업을 중단할 경우 △전공의 및 전임의 형사고발 철회 △국가고시 미응시 의대생 구제 등을 보장받은 상황이었다. 1차 투표에서 전공의 대표자 193명 중 96명(49.7%)이 파업을 지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가결 정족수인 과반수(97표)를 넘기지 못해 부결됐다. 대전협의 한 관계자는 “국가고시를 보지 못할까 두렵다는 의대생 후배의 의견을 듣고 강경했던 대의원 일부의 마음이 흔들린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전협은 30일 오전 다시 회의를 열어 재투표를 실시했다. 1차 때보다 훨씬 많은 134명이 파업 강행을, 39명이 중단을 선택했고, 13명이 기권했다.
앞서 대전협은 28일 국회, 범의료계와 만나 파업 중단 조건에 대해 논의했다. 국회 한정애 보건복지위원장으로부터 “법안 추진을 중단하고 향후 의료 전문가가 포함된 협의 기구를 구성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한다”는 약속을 받았다. 또 국립대병원협의회, 사립대학교의료원협의회, 대한수련병원협의회 등 범의료계에서는 이행을 함께 책임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대전협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가 직접 합의문에 ‘원점에서 재논의’를 적시하지 않는 등 일방적 재추진의 빌미를 남겼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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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곳에 가까운 수련병원 교수진이 정부의 대응에 비판하는 성명서를 낸 가운데 이번 주부터 일부 병원 교수들은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전임의협의회는 31일 오전 11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외신기자를 상대로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할 예정이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된다면 다수의 환자가 생명을 잃는 파국을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응급실, 중환자실의 파업 전공의, 전임의들부터 업무개시명령 위반으로 고발하는 등 법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코로나19 위기가 끝날 때까지 파업을 중단하고 이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하자는 제안은 아직 유효하며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대화의 여지를 남겼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송혜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