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직원 절반이 주주로 참여한 회사?” 작지만 강력한 개발사를 꿈꾸는 클로버게임즈

입력 | 2020-08-27 15:13:00


2019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1분기 23개 주요 게임사의 매출은 3조 5,656억 원. 이중 넥슨, 넷마블, 엔씨 그리고 크래프톤 등 이른바 거대 게임사로 불리는 4개 업체가 벌어들인 금액은 2조 6,766억 원으로 무려 매출의 75%에 달한다. 

이처럼 상장사 간의 매출 쏠림도 심각하지만, 중소개발사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이미 게이머들의 시선은 수 백억의 금액이 투입된 거대 게임에 시선이 쏠려있고, 중국을 필두로 해외 게임사들이 글로벌 히트작들을 대거 출시하는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상황. 

매년 20%에 달하는 성장을 기록 중인 한국 게임 산업이지만, 허리가 되어 산업의 다양성을 더해줄 중소개발사의 수는 점차 줄고 있는 셈이다. '로드오브히어로즈'를 서비스 중인 클로버게임즈는 이러한 이중고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개발사 중에서 괄목한 만한 실적을 거둬 시장에 이슈로 떠오른 회사다. 

클로버게임즈 윤성국 대표 (출처=게임동아)


지난 3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로드오브히어로즈'는 지난 7월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으며, 서비스 4개월 이후에도 최고 동시 접속자 2만 명을 돌파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더욱이 출시 직후 반짝 성과를 거둔 이후 순위가 급락하는 많은 게임과는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 중이며, 게이머들이 다시 게임에 접속하는 이른바 리텐션의 상승폭이 가장 높은 게임 중 하나라는 것도 로드오브히어로즈의 특징 중 하나다. 

클로버게임즈의 윤성국 대표는 로드오브히어로즈의 흥행 요인으로 Z세대에 타겟을 맞춘 콘텐츠와 수익 창출보다 게이머가 지속적으로 접속하게 만드는 이른바 ‘리텐션 메리트’에 초점을 둔 것을 꼽았다. 

로드오브히어로즈 이미지(출처=게임동아)


“로드오브히어로즈는 여러 요소보다는 게이머들이 즐거움을 느끼는 ‘유희’라는 본질을 바라보고 개발한 게임입니다. 수익만을 노린다면 뽑기 시스템을 넣거나 과금 시스템을 먼저 설계하고, 콘텐츠를 여기에 맞추는 방식으로 제작하겠지만, 저희는 게이머들이 다시 게임에 접속할 수 있는 리텐션 메리트에 중심을 두고 콘텐츠를 먼저 개발한 뒤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일반적인 게임의 개발과정과 완전히 반대로 진행한 셈이죠” 

로드오브히어로즈는 시장에 등장한 수집형 RPG 장르의 게임 중에서도 눈에 띄는 독특한 수치를 기록 중인 게임이다. 성적 어필을 하는 여성 캐릭터도 없으며, 유료 콘텐츠도 10만 원 내외로 상당히 낮은 데다, 일일 퀘스트, 주간 미션 등 이른바 숙제 콘텐츠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이 게임은 서비스 5개월이 지난 지금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한 것을 비롯해 동시 접속자 2만 명을 기록하는 등 일 평균 플레이타임 110분에 이를 정도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로드오브히어로즈 이미지 (출처=게임동아)


가장 주목할 수치는 리텐션 수치로, 앱 시장 분석 서비스 ‘앱에이프’에서 발간되는 자료 기준으로, 매월 리텐션 수치 10위권을 유지 중이다. 거대 게임사들의 게임들 속에서도 로드오브히어로즈를 다시 설치하고, 플레이하는 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Z세대를 중점으로 특정 타겟을 노린 것도 주요했다. ‘디지털 네이티브'로도 불리는 Z세대는 성장과 함께 디지털 기기를 접해 그 어떤 세대보다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은 세대다. 윤대표는 SNS를 비롯한 사회 이슈를 적극 담은 이벤트를 진행해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가챠 요소를 최대한 배제한 게임 시스템과 게이머들이 언제 어느 때나 게임에 접속해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꾸준한 업데이트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기세에 힘입어 로드오브히어로즈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된 글로벌 사전 예약을 마치고, 오는 9월 ‘글로벌 원빌드’ 방식의 서비스로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출사표를 던진다. 

클로버게임즈 윤성국 대표 (출처=게임동아)


클로버 게임즈의 IPO(주식공개상장)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회사의 첫발을 내디딘 2018년 100억 원의 투자를 받은 바 있는 클로버게임즈는 지난해 한국투자증권과 IPO 주관사 계약을 맺으며, 주식 상장에 대한 가속도를 내기도 했다. 

“클로버게임즈는 설립부터 상장을 목표로 했습니다. 회사의 성장에는 M&A 같은 다양한 방식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매우 크고, 기업의 매출이 최고조일 때 상장을 하게 되면, 시스템 구축에 오래 걸립니다. 하지만 모멘텀(성장동력)이 남아 있을 때 제도권에 진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 빠른 상장 계획을 세웠습니다. 물론, 이는 경영진의 단독 결정이 아닌 회사의 구성원들도 함께하는 부분으로, 회사 직원들 역시 매해 유상증자로 주주로 참여하고 있어 현재 절반 이상의 직원이 주주로 있습니다. 회사 직원이지만, 동시에 회사의 미래를 책임지는 주주인 셈이죠” 

클로버게임즈는 직원의 반수 이상이 회사의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주주이자 직원인 이들을 위해 윤성국 대표는 매 분기 IR 자료를 제작해 직원들에게 직접 회사의 성과와 향후 계획 그리고 다양한 플랜을 제시한다. 경영진에게는 리스크로 다가올 수도 있는 일이지만, 윤 대표는 회사와 직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클로버게임즈의 차기작 프로젝트 아누 (출처=게임동아)


하나의 게임으로 상장한 게임사가 가진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차기작 ‘프로젝트 아누’도 개발 중이다. 윤대표는 ‘프로젝트 아누’는 지난해 FGT(포커스 그룹 테스트)를 진행해 오는 2021년 출시를 목표로 제작 중이며,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로 무장해 색다른 즐거움을 줄 수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IPO부터 차기작 개발 등 많은 일이 한 번에 진행되고 있지만, 클로버게임즈는 가족 모두가 함께 게임을 즐기는 대중성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제공하는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한다면 매출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것이 저희들이 생각이죠. 앞으로도 클로버게임즈의 작품을 지켜봐 주시길 바랍니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