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스 8강전 뮌헨에 2-8 기록적 참패… 중원 내주고 전반 4골 허용 무너져 투톱 나선 메시, 무기력한 90분… 맨시티도 변칙 포메이션 썼다 낭패
두 팀 모두 전술 변화가 되레 자충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바르셀로나는 투톱으로 나선 리오넬 메시(사진)와 루이스 수아레스의 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측면 미드필더를 이들과 가깝게 전진 배치했다가 뮌헨에 중원을 내주고 전반에만 4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뮌헨은 자책골로 동점을 허용한 전반 10분경부터 최전방 레반도프스키와 2선 공격진인 토마스 뮐러 등이 바르셀로나의 후방 빌드업을 강하게 압박하며 바르셀로나의 패스 플레이를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포백 수비 라인도 미드필드진이 전진하면서 비운 뒷공간을 촘촘히 메웠다.
바르셀로나는 좌우 측면에서 아르투로 비달과 세르지 로베르토가 후방으로 내려와 전방으로 가는 중간 빌드업 과정에 가담해줘야 했지만 애매한 위치에 자주 서 있었다. 세르히오 부스케츠와 데 용, 둘이 뮌헨의 중원 압박을 상대하기에는 힘이 부쳤다. 공수 모두 무너진 바르셀로나는 1946년 코파델레이(스페인 국왕컵) 세비야전(0-8 패) 이후 74년 만에 8골을 내주는 수모를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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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체스터시티도 평소 자신 있게 쓰는 라인업이 아닌 변칙 포메이션을 들고 주력 선수들을 벤치에 앉혔다가 낭패를 봤다.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포백이 아닌 스리백 수비를 내세웠지만 상대의 빠른 측면 공격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비드 실바, 마레즈 등 주전을 후반 투입했으나 한 번 무너진 흐름을 되찾지 못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경기 후 “나만의 경기 ‘플랜’이 있었지만 먹혀들지 않았다”며 전술 실패를 인정했다.
리옹은 맥스웰 쿠르네의 선제골과 무사 뎀벨레의 연속 두 골로 대어를 낚았다.
이번 시즌 UCL 4강은 역대 두 번째로 스페인, 잉글랜드, 이탈리아 팀이 없이 대진이 완성됐다. 1990∼1991시즌엔 뮌헨(독일),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러시아), 마르세유(프랑스)가 4강에 올랐다. 4강전은 19일 독일 라이프치히와 프랑스 파리생제르맹이, 20일에는 리옹과 뮌헨이 맞붙는다.
유재영 기자 elega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