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바이오 주식 한 종목만 발굴하면….”
서울 관악구에 사는 3년차 직장인 이모 씨(29)는 올해 3월 전 재산과 대출액 6000만 원가량을 주식에 투자했다. 초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목을 받고 있는 네이버, 카카오 등 ‘언택트(비대면)’ 관련 우량주들에 투자해 2배 가까운 수익을 내기도 했다. 코스피가 2,200대를 넘겨 횡보하자 기존 주식을 팔고 등락이 큰 코스닥 바이오 종목들에 투자한 것이 화근이었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투자금을 까먹기 시작했지만 이 씨는 여전히 ‘한방’을 꿈꾸며 추가로 신용매수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이 달아오르자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서는 이들이 늘고 있다. 취업난과 집값 급등으로 좌절한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주식시장에서 ‘대박의 꿈’을 좇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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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빚투’로 간다
© News1
2017년 3119억 원이던 20대의 신용공여액은 올해 6월 말 7243억 원으로 132.2%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대(39.4%)와 40대(22.4%), 50대(15.1%)에 비해 증가율이 두드러졌다. 20대 채무자 수도 이 기간 4100명에서 1만922명으로 약 2.6배로 늘었다.
빚내서 투자하는 20, 30대 ‘빚투족’이 많이 늘어난 것은 젊은 세대들이 직면한 경제 상황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자산이 부족한 20대들에게 목돈이 필요한 부동산 등 기존 투자처는 문턱이 높은 장벽이다. 주식이나 가상화폐 투자 등은 적은 돈을 시작할 수 있다. ‘빚투 현상’이 온라인을 통한 정보 습득이 빠르고 투자에 공격적인 밀레니얼 세대(1982¤2000년 출생)에서 나타나는 세계적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고강섭 한국청년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상황에서 젊은층들이 ‘가진 것이 없으니 잃을 것 없다’는 식의 유혹과 군중 심리에 쉽게 흔들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 개미, 투기개미로 변질 우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경마, 카지노 시설 등이 폐쇄 되면서 갈 곳 잃은 사행성 자금이 증시로 흘러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사실상 중단된 사행성 자금 일부가 주식시장으로 들어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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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