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닌해 11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현대산업개발이 선정되자 기자회견에 나섰던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뉴스1DB)@ News1
그동안 조용했던 금호산업이 발끈했다. 아시아나항공 지분매각 주체지만 생사여탈권을 현대산업개발과 채권단이 쥐고 있다 보니 M&A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금호산업이다.
대신 현대산업개발 인수준비위원회 실사 검증 업무에 협조하며 아시아나 매각 실무를 지원했다. 결정권을 가진 양측의 진두지휘 아래 잠자코 있던 금호산업이 발끈한 건 현대산업개발이 계약무산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나와 금호산업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호산업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에 매각하는 지분은 보유 중인 아시아나 주식 6868만 8063주(지분율 31.0%·구주)와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황이 고사위기에 내몰리면서 현대산업개발의 계약해지 가능성이 제기될 때도 조용했던 금호산업이다.
그런데 현대산업개발이 인수상황 재점검 및 매각 재실사를 요구하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딜이 무산될 경우 이에 대한 책임 소재는 명백히 가려야 한다고 본 것이다.
기저에는 M&A 불발을 염두에 둔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와 금호산업에게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반감이 자리 잡고 있다.
이같은 금호산업 반박은 아시아나 위기의 시작점으로서 매각 무산책임까지 떠안을 수 없다는 절실함이 맞닿아 있다.
아시아나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해 발생한 감사보고서 한정의견 사태에 있지만 과거 대우건설에서 금호산업으로 이어진 무리한 기업 인수 즉 경영패착이 시작점이다.
박삼구 전 회장의 오판은 그룹 유동성 위기를 부채질했고 결국 아시아나 매각이 결정됐다. 더욱이 채권단 지원을 받은 금호그룹은 산업은행 등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산업개발 의도대로 M&A 무산의 귀책사유까지 금호산업 및 아시아나에게 있다는 주장을 놔두면 앞으로 제 목소리를 내기가 더 어려워진다.
또 딜 무산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계약금 반환소송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 있다.
금호산업 관계자는 “아시아나는 피인수기업으로서 자료 제공 등에 최선을 다해왔으나 대면협상 요청을 무시한 건 현대산업개발”이라며 “사실을 왜곡하는 여론 몰이를 그만두고 진정성 있는 인수의사를 보여준다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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