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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분기 GDP 33% 감소 ‘역대 최악’

입력 | 2020-07-31 03:00:00

통계작성 1947년 이후 최대 감소폭… 2008년 금융위기때 4배 달해
파월 연준의장 “내 생애 가장 혹독”… 실업수당 청구도 다시 증가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올 2분기(4∼6월) 미국 경제가 역대 최악의 속도로 뒷걸음질쳤다. 미국 상무부는 30일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환산 기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9% 감소했다고 밝혔다. 올 1분기와 비교하면 9.5% 줄었다.

이는 미국의 분기별 GDP 통계가 나온 1947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4분기(―8.4%)는 물론이고 지금까지 가장 감소 폭이 컸던 1958년 1분기(―10.0%)보다도 3배 이상으로 악화된 수치다. 미국은 올 1분기(1∼3월)에는 ―5.0%의 성장률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연율은 해당 분기의 성장세가 1년 동안 지속됐을 때 연간 성장률이 어느 정도 떨어질지를 예측한 개념으로, 실제 미국의 경제 규모가 1년 전보다 30% 이상 줄었다는 뜻은 아니다.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고용 지표도 다시 악화되는 추세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7월 19∼25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43만 명으로 집계됐다고 이날 밝혔다. 그 전주(12∼18일)보다 1만2000명 증가한 수치다.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주 연속 100만 명을 넘었고 최근에도 2주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29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침체를 “일생 동안 가장 혹독한 경기침체”라고 평가하며 “경제가 나아갈 길이 이례적으로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이어 “코로나19의 억제 성공 여부에 많은 것이 걸려 있다”며 “경제 회복을 위해 모든 수단을 사용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미국 백악관과 공화당은 추가 재난지원금 지급을 포함한 1조 달러(약 1200조 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마련해 의회에 상정한 상태다.

독일도 2분기 GDP가 전 분기 대비 10.1% 감소했다고 30일 밝혔다. 금융위기 당시인 ―4.7%보다 두 배가량 저조한 수치다. 홍콩 역시 2분기 GDP가 지난해 대비 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 김예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