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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진전 가능성 있어야 美北 정상회담… 대선전 없을듯”

입력 | 2020-07-17 03:00:00

대선용 ‘10월 서프라이즈’ 선그어
“대선 다가오는데 北 엇갈린 신호… 고위급 회담 가능성은 희망적”
비건도 방한후 ‘북미대화’보다… ‘동맹국과 공조강화’ 보고 올려




트럼프, 애틀랜타 물류시설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UPS 물류시설을 방문해 사회기반시설 정책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이날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비핵화 협상에 대한 충분한 진전 가능성이 있어야만 3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7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11월 미 대선 전까지 사실상 정상회담이 어렵다는 뜻을 시사했다. 애틀랜타=AP 뉴시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사진)이 11월 대선 전 북-미 3차 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대해 “충분한 진전 가능성이 전제돼야 한다”고 밝혔다. 실무회담의 진전 없이 대선을 위한 정치적 목적의 회담을 추진할 생각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면서 ‘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낮춘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15일(현지 시간) 미 정치전문매체인 더힐이 주관한 대담 행사에서 북한과의 정상회담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에서 설정한 결과들을 이뤄내는 데 실제 진전(real progress)을 볼 충분한 가능성이 있을 때에만 정상회담에 관여하기를 원한다”고 답변했다. 그는 “대선이 다가오고 있고 북한은 엇갈린 신호들을 보내왔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엇갈린 신호’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10일 내놓은 담화 내용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은 당시 담화에서 “조-미 수뇌회담이 불필요하며 우리에게 무익하다”면서도 “하지만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떻게 될지 모를 일”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그는 미국의 7월 4일 독립기념일 행사 동영상이 담긴 DVD를 얻고 싶다며 이를 계기로 미국과의 접촉을 원하는 듯한 메시지도 보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대담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비핵화 및 궁극적인 갈등 해결, 한반도의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화) 의지를 가진 파트너가 필요하지만 북한은 잠재적 해결로 이끌 수 있는 방식으로는 관여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문제 해결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취지다. 그러면서 “우리는 완전히 검증 가능한 방식으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미션을 지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뉴욕이코노믹클럽과의 대담에서도 11월 대선 이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지금은 7월”이라며 “그렇게 되지(개최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다만 “머지않아 고위급 회담이 열릴 가능성에 대해서는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지난주 방한했던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밝힌 대로 북한 카운터파트와의 회담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는 발언이다.

다만 16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비건 부장관은 귀국 뒤 내부 회의에서 ‘북-미 대화 가능성 제고’보다는 ‘동맹국과의 공조 강화’가 한국과 일본 방문의 주요 성과였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한 이후 한국 정부의 외교안보 라인이 대폭 개편되고 여권에서 대북 제재 협의 기구인 ‘한미 워킹그룹’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자 워킹그룹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동맹 간 공조’를 재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춘 방한이었다는 것이다.

비건 부장관은 방한 중에도 “북한에 대화를 요청한 적 없다”며 “가까운 동맹국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의 조기 개최 가능성을 낮게 보면서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도 비건 부장관의 한국 방문 보고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미 의회조사국(CRS)은 14일 보고서를 통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들은 북한이 역내 탄도미사일 방어망을 피할 수 있는 신뢰할 만한 핵 전투 능력을 키우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특히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을 진전시키는 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 시야 밖의 바다에서 공격을 시작함으로써 육상 기반 사드 미사일 방어를 무력화하려는 취지”라고 경고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 한기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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