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물리탐사서 석재반응 확인 왕릉 배치도 각각 두기씩 모여… 가족단위로 무덤 조성 가능성
지난해 충남 부여 능산리 고분군에 대한 지하물리탐사 장면. 문화재청 제공
지하물리탐사는 전기나 진동을 사용해 땅의 물리적 성질 변화를 측정하고 땅속의 구조물과 매장 문화재의 분포를 판단하는 고고과학 기술이다. 탐사 결과 무덤의 경계를 나타내는 호석(護石)으로 추정되는 석재 반응이 확인됐다. 이 호석의 존재로 유추하면 각 봉분은 지름이 25∼30m 규모로 현재보다 5∼10m가량 크다.
또 왕릉의 배치는 동하총과 중하총, 서상총과 서하총, 중상총과 동상총이 각각 두 기씩 모여 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왕과 왕비의 무덤을 함께 조성했거나, 가족 단위로 무덤이 조성되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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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1757년 제작된 ‘여지도서’에 능산(陵山)으로 표시돼, 조선 시대에도 백제 고분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발굴조사는 1915년 일본인 구로이타 가쓰미(黑板勝美)와 세키노 다다시(關野貞), 1917년 야쓰이 세이이치(谷井齊一)가 처음 실시했으나 정식 보고서도 없이 간단한 설명과 사진 몇 장만 남았다. 현재는 1966년 보수공사 중 조사된 8호분과 함께 총 7기 고분이 정비돼 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