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최숙현 선수 부친 최영희 씨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0.7.10 © News1
지도자와 선배 등의 폭행, 가혹행위 등을 참지 못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씨가 “사과조차 없는 가해자들은 법적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영희씨는 10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히며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고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숙현이는 어릴 때부터 스포츠에 대한 의지와 열정이 강했다. 트라이애슬론 청소년 대표와 국가대표까지 지낼만큼 스포츠를 사랑했다”면서 “세상 어느 부모가 자식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지 말라고 막을 수 있겠나. 한평생 농사를 지으면서 딸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보고 사는 것이 삶의 유일한 낙이자 행복이었다”고 밝혔다.
아버지 최 씨는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법적인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불어 최씨는 지난 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폭행을 인정하고 다음날 최 선수의 추모관을 찾은 남자 선배 김모씨에 대해서도 법적인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김씨는 그나마 양심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 김씨의 어머니가 울면서 전화 해 사죄를 구했다. 하지만 김씨의 어머니에게 아들이 성실히 조사에 임하고, 법적 처벌을 받은 후 사과를 받겠다고 이야기 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 2016년부터 최숙현 선수를 때리고, 폭언을 하면서 괴롭혔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김씨는 지난 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와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에 참석, 자신의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이에 공정위는 김씨에게 자격정지 10년의 징계를 내렸다.
더불어 “숙현이를 벼랑끝으로 몰고 간 가해자들이 아닌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전체에 책임을 묻고, 팀을 해체하라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면서 “지원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열악하게 훈련을 해야만 하는 비인기종목인 트라이애슬론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경주시청팀은 건재해야만 한다. 그 누구보다도 트라이애슬론을 사랑한 숙현이도 대한민국에서 세계적인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나오기를 하늘에서도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최윤희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만난 최 씨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지만 변호사를 통해 문체부에 의견서를 내기로 한 것 외에는 밝히기 어렵다. 궁금하더라도 참아주길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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