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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연, 수요집회서 “손영미 소장 생애 부정과 폄훼 멈춰달라”

입력 | 2020-06-17 16:48:00

17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444차 일본군 위안부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서 평화의 소녀상에 1444차 수요집회를 알리는 팻말을 놓여 있다. 2020.6.17 © News1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마포쉼터 ‘평화의 우리집’ 故손영미 소장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어지는 것과 관련해, 정의연은 17일 개최된 수요집회에서 고인에 대한 억측과 폄훼를 멈춰달라고 호소했다.

정의연은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제1444차 수요집회를 열고 “16여년 간 피해생존자들과 함께해 온 손영미 소장님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예의조차 갖추지 않은 채 고인의 생애를 송두리째 부정하고 폄훼가 이어지고 있다”며 “책임지지 못 하는 말과 글을 그만 쏟아내 주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은 손 소장의 부고가 전해진 이후 손 소장의 사망 경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부 언론은 지난주 ‘평화의 우리집’을 퇴소한 길원옥 할머니의 계좌로 들어온 정부 보조금을 손 소장이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길 할머니 가족의 발언을 통해 보도한 바 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저희는 한 명의 소중한 벗이자 동지를 잃었고, 연이어 오랜 세월 동고동락했던 길원옥 인권운동가를 아드님 댁으로 떠나보냈다”며 “이별의 아픔과 슬픔을 채 추스르기도 전에 잔인한 시간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일부 정치인과 언론, 연구자가 말과 글을 보태며, 고인과 피해생존자 가족, 유족과 피해생존자 가족, 활동가들과 피해생존자 가족 간 갈등을 조장하고 분쟁을 즐기고 있다”며 “고인에 대한 모욕은 물론 살아계신 길원옥 인권운동가의 안녕과 명예에 심각한 손상을 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 15일 7개 언론사의 9개 기사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보도 및 손해배상을 구하는 조정을 신청한 사실도 재차 밝혔다.

한편 이날 수요집회에는 다음주 수요일부터 ‘평화의 소녀상’ 앞자리를 선점한 보수시민단체로부터 수요집회를 지켜내겠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연대발언을 한 이진희 대학생겨레하나 활동가는 “당장 다음주 수요일부터 모 보수단체에서 우리가 30년간 지켜온 장소에 집회 시위 신고를 해놓고 수요시위를 방해하는 움직임을 노골적으로 보이고 있다”며 “수요시위를 중단 시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운동 자체를 훼손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보수시민단체 자유연대는 오는 23일부터 7월8일까지 소녀상 주변 집회신고를 정의연보다 먼저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집시법에 따라 중복 신고한 두 단체가 시간과 장소를 분할해 개최하도록 권유하는 등 조율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의연 측이 “우리는 계속 12시에 진행해왔기 때문에 시간을 옮길 일은 없다”고 밝힘에 따라 오는 24일 제1445차 수요집회는 낮 12시 정의연이 소녀상 앞과 함께 집회신고를 낸 연합뉴스 앞쪽 도로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