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부양책에 투자심리 회복 코스피 5.3%↑… 하루만에 만회, 코스닥도 6.1% 뛰어 사이드카 발동 기업 실적악화에도 주가 치솟자 금융위 “자산가격 버블 우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주가지수가 적힌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107.23포인트(5.28%) 오른 2,138.05로 마감하며 전날 하락 폭(101.48포인트)을 하루 만에 만회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16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07.23포인트(5.28%) 오른 2,138.05로 거래를 마쳤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전날 4.76% 하락했던 코스피는 하루 만에 낙폭을 만회했다. 이날 상승폭은 3월 25일(5.89%) 이후 약 3개월 만에 최대다. 전날 7% 넘게 떨어졌던 코스닥지수도 이날 42.23포인트(6.09%) 상승했다.
주가가 크게 오르자 장중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프로그램 매매를 5분간 제한하는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코스피200 선물이 5% 이상 오르고 1분간, 코스닥시장에서는 코스닥150지수 선물이 6% 이상 오르고 1분간 지속될 때 사이드카가 발동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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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4.41% 올랐으며, SK하이닉스도 4.15% 상승했다. LG화학(13.9%), 삼성물산(10.7%) 등이 10% 넘게 오르는 등 시총 상위 100개 종목 중 99개가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유통시장을 통한 개별 회사채 매입 프로그램을 16일(현지 시간)부터 가동한다고 발표하면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연준의 기준에 맞는 회사채를 최대 2500억 달러(약 302조5000억 원)까지 사들여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가 있다. 일본 중앙은행도 이날 유동성 공급 규모를 75조 엔(약 847조 원)에서 110조 엔(약 1240조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연준의 경기 부양 의지에 전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0.6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83%), 나스닥지수(1.43%) 등이 일제히 올랐다. 이어 16일 열린 아시아 증시에서 한국을 비롯해 일본(4.88%), 중국(1.44%) 등이 오르는 등 상승세가 이어졌다.
기업 실적 하락 우려에도 풍부한 유동성 탓에 주가만 크게 오르자 경고의 메시지가 나오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에서 “비생산적 부문으로 자금이 쏠려 자산가격 버블을 초래하는 등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관계자가 코로나19 이후 버블을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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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