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광주 서구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장애인부모연대 주최로 ‘발달장애인 청년과 그 엄마를 기리며,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그리고 미안합니다’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2020.6.11/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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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이렇게 살고 싶지 않습니다. 살고 싶습니다. 정말 살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그저 이 사회에서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제발 도와주세요.”
지난 3일 광주에서 발달장애 가정의 모자(母子)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발달장애 가정에 대한 법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11일 오전 광주시청 앞에서 이들 모자를 기리는 추모제가 열렸다.
광주장애인부모연대 회원 100여명은 이날 ‘발달장애인 청년과 그 엄마를 기리며,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그리고 미안합니다’ 추모제를 열고 이들 모자처럼 목숨을 끊는 장애 가정이 더는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에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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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 미안해…”, “엄마가 이제 지켜줄게.”, “우리도 평범하게 살자.” 회원들이 마이크를 잡고 앞에 나서 발언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들의 말에 공감하는 어머니들은 서로 눈물을 닦아주며 다독였다.
목발을 짚고 휠체어를 탄 이들은 무더운 날에도 마스크를 쓴 채 1시간여 진행된 추모제를 묵묵히 지켰다.
회원들은 ‘4살 아들 발달장애 판명받자 일가족 자살… 사회안전망 부족 탓!’, ‘ 제주시 발달장애아들과 어머니 숨진 채 발견’ 등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한 장애 가정 사망사고 기사를 피켓으로 만들어 들고 또 다른 목숨이 허망하게 가지 않도록 법을 마련해달라고 정부와 광주시에 촉구했다.
이날 숨진 모자의 어머니와 각별한 사이였다는 한 어머니는 “언니 생각만 하면 눈물이 난다. 언니와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제를 요구했던 지난 시간이 떠오른다. 아직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언니가 허망하게 가버렸다. 앞으로 우리가 우리 아이와 부모들을 위해 꼭 법안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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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목 실로암아이들 목사는 “내가 언제 장애인 부모가 되리라 생각하고 사는 이들은 없다. 아무 준비나 예고 없이 장애 부모로의 삶이 닥치게 된다. 개인의 꿈과 기로가 바뀌고 삶이 송두리째 바뀌는 것이 장애 부모로의 삶”이라며 “장애 아이를 가졌다고 삶을 포기하지 않도록 우리 사회가 책임을 분담할 때다. 앞으로 이런 허망한 죽음이 더는 발생해서 안 된다”고 소리쳤다.
광주장애인부모연대는 추모제에 앞서 이용섭 광주시장을 만나 광주시 발달장애인을 위한 긴급 정책을 제안했다.
정책 제안에는 Δ발달장애인 관련 정책개발과 돌봄, 자립 시 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할 ‘전문관’ 채용 Δ다중지원 발달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중심 주거 모델 시행 Δ발달장애인 거점 병원 및 행동발달 증진 센터 설치 Δ발달장애인 평생교육 기관 지원예산 확대 Δ장애인 가족 지원 체계 구축 등이 담겼다.
이날 면담에서 이용섭 시장은 발달장애인 지원을 위해 시가 노력하겠다며 긍정적인 답변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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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몇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발달장애 아들과 함께 생활했고 지난해까지 주간보호센터에 B씨를 맡겨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월부터 광주지역 복지시설이 일괄 폐쇄돼 집에서 아들을 돌봐온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