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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봉 해상 피랍 한국인 남성, 피랍 36일 만에 무사 석방

입력 | 2020-06-09 16:29:00

6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4시40분쯤(현지시간) 서아프리카 가봉 인근 연안에서 조업 중이던 어선과 선원들이 신원 불상의 세력에 의해 납치됐다. 납치된 선원 중에는 한국인 1명도 포함됐다. © News1


서아프리카 가봉 인근 연안에서 새우잡이 조업을 하다가 해적에 납치됐던 한국인 남성이 피랍 36일 만에 무사 석방됐다.

외교부는 아프리카 가봉 인근 해상에서 해적 세력에 의해 납치됐던 50대 한국인 남성 A씨가 8일(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남부 지역에서 석방됐다고 밝혔다. A씨와 함께 피랍됐던 세네갈, 인도네시아 국적 동료 선원 5명도 석방됐다.

외교부에 따르면 A씨의 건강은 양호한 상태이며, 주나이지리아한국대사관이 마련한 안전 장소에서 보호받고 있다. A씨는 본인의 의사에 따라 항공편이 마련되는대로 한국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3일 서아프리카 가봉 르브르빌 인근 산타클라라 연안에서 새우잡이 조업 중이던 세네갈 선적 아메르제(Amerger) 2호와 7호가 신원불상 납치세력의 공격을 받았다. 이 공격으로 선원 6명이 피랍됐으며 이 6명 중에는 한국인 선장 A씨도 포함됐다.

조업 당시 아메르제 2호와 7호에는 각각 9명의 선원이 탑승해 있었으며, 납치세력들은 아메르제 2호의 선원 9명을 모두 7호로 이동시켰다. 이후 아메르제 7호를 북쪽 방향인 적도기니 코리스코섬 인근까지 이동시킨 후, 18명의 선원 중 6명을 스피드보트에 옮겨 태워 도주했다. 피랍선원은 한국인이 1명, 인도네시아인이 3명, 세네갈인이 2명이었다.

정부는 피랍사건을 인지한 후 즉각 외교부 본부 및 현지공관 (주가봉대사관, 주나이지리아대사관, 주프랑스대사관)에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와 현장대책반을 설치해 24시간 대응체제를 가동했다.

정부는 우리국민 안전 최우선 원칙과 납치세력과의 직접 협상 불가 원칙을 철저히 견지하는 가운데, 본부-공관-관계부처간 긴밀한 공조 체제를 유지하면서 납치 세력과 석방교섭을 진행한 선사측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왔다. 아울러 이번 피랍사고 관계국가인 가봉, 나이지리아, 프랑스 정부 등과 수시로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했다.

정부는 피랍 국민의 가족과도 수시로 상황을 공유했으며, 석방 직후 피랍 국민이 가족과 통화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외교부 관계관은 “이번 피랍 사건이 무사히 해결돼 다행”이라며 “특히 국내 가족들이 강한 인내심으로 정부와 선사를 믿고 지지해 준 데 힘입은 바 크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018년 3월에도 기니만 인근에서 마린711호가 납치돼 우리 국민 3명이 피랍됐다가 32일 만에 석방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마린711호 납치 해적과 아메르제 2·7호 납치 해적이 나이지리아에 기반을 둔 동일 세력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최근 기니만 인근에서는 피랍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해적 공격의 41.4%가 기니만 인근 해역에서 일어났다. 피해선원 수를 기준으로 할 경우 134명 중 90.3%인 121명이 동 해역에 피해를 입었다.

연안국들이 대부분 해상보안에 취약한데다, 어민들이 생계를 위해 해적에 가담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다. 이어 아프리카 동부 소말리아 해역에서 연합해군의 활약으로 해적 공격이 줄어들면서 아프리카 서부의 기니만 연안으로 해적 공격이 이동해오는 경향이 나타났다.

아울러 원유·가스 운반선, 화물선, 예인선들이 다수 지나다니고, 참치, 도미, 정어리 등의 주요 어장인 탓에 어로 활동을 하는 선박도 많아 해적 활동 대상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국제해사기구(IMO)에서 계속 연안국에 필요한 정보를 요청하고 협조 요청하고 있으나 여러 이유로 아직은 해적 피해 대처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앞으로도 우리국민 승선 선박 안전 확보 등 예방 조치를 포함하여 재외국민보호를 위한 필요한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