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주호영 원내대표의 의사발언 직후 퇴장하고 있다. 2020.6.5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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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나 되는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일방 통행하면 순항할 수 없다는 점을 호소드립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5일 범여권이 단독 개최한 21대 국회 첫 본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의사진행발언을 마치며 이렇게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42%를 득표한 통합당을 배제한 범여권의 일방적인 국회 운영은 파행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 주 원내대표 발언이 끝나자마자 통합당 의원 103명은 일제히 일어나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오전 10시에 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시작된 지 11분 만이었다.
하지만 통합당이 이날 일단 본회의에 참석해 대국민 호소를 한 뒤 표결 직전 퇴장한 것은 거대 여당을 제지할 수 있는 수단이 없는 현실적인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날 양당 원내대표단 간 막판 회동에서 통합당이 의장 선출 표결에 참여하는 조건으로 여러 협상안이 오갔지만 끝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결국 이날 본회의 직전 열린 통합당 의원총회에서 “오만한 독주”라는 성토가 터져 나왔지만 범여권 단독 개원을 막을 마땅한 수단이 없었던 통합당은 주 원내대표 항의 발언 후 일괄 퇴장하는 수준에 그쳐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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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여야 협상으로 원 구성을 한다고 해도 통합당이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가져올 지렛대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범여권이 모든 상임위에서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에 부칠 수 있는 ‘위원 5분의 3 이상’을 확보한 상황에서 법사위원장 자리마저 내준다면 야당으로서의 기능을 사실상 상실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크다. 이에 당 내에서는 다음달로 예정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공수처장) 추천에 대한 야당 권한을 협상 카드로 쓰자는 제안도 나온다.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 7명 중 2명이 야당 교섭단체 몫인데, 야당 몫 2명이 모두 반대하면 추천 자체를 못 하는 구조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