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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단계업체 확진 19명 늘어 총 29명…대부분 노년층 ‘고위험군’ 우려

입력 | 2020-06-05 17:52:00


서울의 다단계업체에서 시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하루 만에 확진자가 19명이 더 발생하며 관련 확진자가 29명으로 늘어났다. 확진자들은 대부분 60~80대 노년층이다. 정부가 ‘생활 속 거리 두기’로 전환한 지 6일로 한 달을 맞지만, 확진자는 ‘사회적 거리 두기’ 때보다 오히려 30% 이상 늘어났다.
● 86세 확진자도 나와…노년층 사망률 높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서울 관악구에 있는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5일 낮 12시 기준 전날보다 19명 늘어난 2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관련 확진자들은 다단계 방식으로 건강제품을 판매하는 ‘리치웨이’의 직원이거 방문자들이 주를 이뤘다. 서울에서는 방문자의 가족 등 2차 감염도 나왔다. 시는 업체 직원, 방문자 등 199명에 대해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고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나백주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건물을 방문한 사람을 대상으로도 증상유무에 상관없이 검사를 받도록 문자를 발송했다”며 “지난달 2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내방객은 50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확진자들은 대부분 60~80대의 고령층으로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한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코로나19는 확진자의 사망률이 2.34%. 하지만 65세 이상은 13.07%로 급격히 올라간다. 70대와 80대 이상은 10.79%, 26.39%에 이른다.

1일 72세 남성이 처음 확진 판정을 받은 뒤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는 급격히 늘고 있다. 3일 직원과 판매원 등 5명, 4일 판매원 가족 등 8명에 이어 5일 10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갈수록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 회사에선 매주 2~3차례씩 열렸다는 판매교육행사와 주로 노년층인 판매원이 참석한 제품소개 세미나가 감염경로가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5일 “지난달 21일부터 6월 3일까지 관악구 석천빌딩 8층을 방문한 시민들은 증상과 관계없이 진단검사를 받아 달라”고 했다. 석천빌딩은 리치웨이가 있는 건물이다.
● 생활 방역 기간에 수도권 중심 집단감염 늘어나
쿠팡부천물류센터와 인천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도 잇따랐다. 경기 부천에 있는 쿠팡물류센터 관련 확진자는 5일 4명이 추가로 발생해 모두 124명으로 늘어났다. 개척교회 관련 확진자 역시 전날 대비 10명이 늘어나 총 76명으로 집계됐다. 5일 경기 용인에 있는 한 어린이집을 다니는 2세 남아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어린이집의 여성 보육교사가 개척교회 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달 6일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으나 확진자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5월 6일부터 6월 5일까지 신규 확진자는 864명으로, 하루 평균 27.9명.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던 4월 5일부터 5월 5일까지 신규 확진자 648명보다 약 33.3%나 증가했다. 특히 최근 2주간 지역 집단감염이 73.2%이며, 96.6%는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지역 집단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수도권에 강화된 방역 조치가 필요한지를 이번 주말에 논의해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감염병 전담병원을 중심으로 병상점유율이 높아져 별도의 생활치료센터를 지정해 운영하기로 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