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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영덕 바다 위에 떴다

입력 | 2020-06-03 03:00:00

324억원 들여 5층 규모로 5일 개관
당시 군함 문산호 모양 본떠 지어
인천상륙작전 성공으로 이끈 전투
학도병의 숭고한 희생 후대에 알려




5일 개관하는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해변의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장사상륙작전 당시 투입된 군함 문산호를 재현했다. 영덕군 제공

국내 최초의 바다 위 호국전시관인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이 경북 영덕군 남정면에서 5일 개관한다.

이 기념관은 6·25전쟁 당시 국면 전환에 크게 기여한 인천상륙작전(1950년 9월 15일) 성공의 교두보 역할을 한 장사상륙작전(1950년 9월 14일)을 기리기 위해 건립했다. 2012년 사업비 324억 원을 투입해 착공에 들어가 올해 3월 완공했다. 실제 장사상륙작전이 이뤄진 장사리 해안에 당시 병력을 수송한 군함인 문산호를 길이 90m, 높이 26m의 실물 크기와 형태 그대로 재현해 기념관으로 만들었다.

기념관은 갑판 아래 2개 층과 그 위로 3개 층 등 5층 규모다. 1층은 장사상륙작전의 역사적 배경과 당시 전투에 참여한 학도병 유격대대의 결성 과정, 출동 상황 등을 설명하는 전시실로 꾸몄다. 2층은 장사상륙작전의 작전 전개 시점부터 종료 상황까지를 살펴볼 수 있다. 3층부터 5층까지는 휴게시설로 조성했으며 향후 이곳은 각종 전시전과 체험전을 진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관람시간은 3∼10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1∼2월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관 1층 전시실. 장사상륙작전 당시 모습을 디오라마(역사적 사건을 모형으로 재현)로 꾸몄다. 영덕군 제공

장사상륙작전은 국군과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을 하루 앞두고 북한군의 주의를 돌리기 위해 장사리 해안에서 펼친 양동작전이다. 학도병이 주를 이룬 육군본부 독립 제1유격대대 772명은 문산호를 타고 부산항에서 출발해 1950년 9월 14일 오전 5시 장사리 해안에 도착했다.

하지만 장사리 해변을 30여 m 앞두고 태풍 케지아로 인한 높은 파도 때문에 좌초했다. 유격대원 일부가 수장됐지만 상륙에 성공한 이들은 북한군의 보급로와 퇴각로를 차단하는 전투를 벌였다. 인천상륙작전 성공 이후 병력을 태우기 위해 수송함 조치원호가 장사리에 도착했지만 파도가 높아 육지에 접근하지 못했다. 북한군의 반격으로 선체 일부가 파손되고 사망자가 속출하자 조치원호는 결국 유격대원 일부를 남겨둔 채 철수했다. 6일 동안의 전투에서 139명이 전사하고 92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장사상륙작전은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에 가려 역사에서 잊히는 듯했지만 1997년 참전 학도병들이 참전유격동지회를 결성하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같은 해 유격동지회는 정부에 문산호 수색을 촉구했고 해병수색대가 장사리 바닷속에서 좌초한 문산호를 발견하면서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이는 전승기념관 설립 논의로 이어졌고 영덕군은 2010년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공원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2015년 완공을 목표로 2012년 착공에 들어갔지만 각종 문제가 발생하며 개관이 지연됐다. 2015년 8월 태풍 고니로 인해 기념관 선미 구간 1층 바닥에 균열이 일어났다. 같은 해 9월에는 태풍 아타우의 영향으로 선미 구간이 추가 파손됐다. 또 장사리 해안 특유의 너울성 파도 때문에 지속적으로 기념관 내에 안전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해마다 9월 14일에 기념관에서 장사상륙작전 전승기념식을 열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학도병의 숭고한 뜻을 후대에 알릴 예정이다. 기념관으로 찾아와 인천상륙작전에 가려진 장사상륙작전의 중요성을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