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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급구 사장님-구직자 앱으로 연결… 6년만에 회원 47만명”

입력 | 2020-05-19 03:00:00

[미래 개척하는 청년창업가들] <11> ‘니더’ 신현식 대표




장사를 하다 보면 아르바이트생을 갑자기 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 바로 업무에 투입해야 하다 보니 경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하지만 하루 이틀 안에 이런 사람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언제 이런 상황이 생길지 예측하기 어려운 데다 기존 알바 중개 플랫폼들은 이런 단기 알바를 찾아주는 데 최적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 ‘니더(needer)’가 주목한 건 바로 이 틈새였다. 2014년 설립된 니더는 단기 알바 매칭에 특화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급구’를 출시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단기 알바생을 채용하려는 자영업자들이 늘면서 출시 초기 월 100여 건이던 구인 글은 현재 월 5000여 건으로 늘었다.

제약사 영업사원이던 신현식 니더 대표(36)는 ‘배달의민족’(배민)의 성공 스토리에 매료돼 창업을 결심했다. 배민이 종이 전단을 모바일 앱으로 대체한 것처럼 모바일에 기회가 있다고 보고 2012년 사표를 냈다. 이후 숙박 예약 플랫폼 ‘야놀자’에서 2년간 정보기술(IT) 분야 경험을 쌓았다.

2014년 부산의 한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한 신 대표는 이곳에서 공동 창업자인 이지훈 공동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이 머리를 맞대 구상한 사업 아이템이 급구였다. “단기 알바생을 찾는 자영업자들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을 빨리 구하길 원하는데 기존 알바 중개 플랫폼들은 구인 글을 온라인에 게시해 주는 수준이라 만족도가 낮았습니다.”

후발주자인 급구의 차별화 전략은 모바일과 데이터였다. 인터넷 사이트를 모바일 앱으로 옮겨온 수준인 기존 플랫폼과 달리 구인 글 등록부터 온라인 지원 등 채용의 모든 과정을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실제 급구에서 가장 빨리 알바생을 찾은 사례는 2017년 서울의 한 술집으로 구인 글을 올린 지 3초 만에 매칭이 완료됐다.

급구에 구직자 평가 및 추천 제도를 도입한 것도 특징이다. 구직자가 과거 어떤 일을 했고 무단결근을 한 적 있는지 등 사업자가 직접 매긴 평가 정보를 다른 사업자들에게 제공했다. 이를 토대로 지역, 경력, 성별 등 사업자가 원하는 인재상에 적합한 구직자를 추천해줬다.

구직자가 꾸민 이력이 아니라 검증된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보니 사업자들은 구직자 이력을 의심할 필요가 없었다. 경력자라면 일을 가르치지 않고 바로 업무에 투입할 수 있었다. 구직자들은 과거 경력을 인정받아 시급을 더 받거나 일자리를 빨리 구할 수 있어 서로 ‘윈윈’이었다.

신 대표는 “급구에서 추천한 알바생을 정직원으로 채용한 식당도 있다”며 “좋은 평가를 받은 구직자들은 급구에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 수월하고 급여 등 대우가 좋아지다 보니 서비스 이용 충성도가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급구는 지난해 10월 서비스를 유료화했는데도 ‘믿을 만한 알바생을 빨리 구할 수 있다’는 입소문 덕분에 이용자가 계속 늘고 있다. 현재 누적 회원 수는 약 47만 명이다. 급구는 기존 업체처럼 구인 글을 올리는 사업자에게만 요금을 물린다. 요금은 구인 글 등록 및 구직자 정보 열람 수 등에 따라 월 5만5000원, 2만2000원으로 나뉜다. 일일 요금제도 있다.

신 대표는 올해 안에 급구에 전자 근로계약서 작성과 급여 이체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급구를 단순한 알바 중개에 그치지 않고 인사노무까지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플랫폼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단기 알바 위주인 중개 범위도 차츰 단기 일자리 전반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머지않아 필요할 때 채용하고 원할 때 일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배송 대행과 물류 분야를 위주로 원하는 시간만큼 일하는 ‘플랫폼 노동자’가 늘고 있는데 이처럼 유연한 일자리가 미래 노동시장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코로나19로 매출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단기 알바생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단기 알바나 플랫폼 노동시장에서 ‘투잡’ ‘스리잡’을 뛰거나 아예 전업으로 삼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그는 “이런 미래에는 좋은 일자리와 검증된 구직자를 신속하게 연결해주는 플랫폼의 역할이 더 커질 것”이라며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 채용시장에 필요한 인력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