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 근무-온라인 수업 시대 이웃간 층간소음 갈등 급증… “마찰 차단” 소음방지용품 인기
왼쪽 상단사진부터 시계방향으로 의자다리 커버, 진동 흡수 패드, 소음 방지 쿠션 슬리퍼, 층간소음 방지 매트.
서울시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 3월 서울시 층간소음 상담실에 접수된 공동주택 층간소음 민원은 170건에 이르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8% 늘어난 수치다. 2, 3월 건수로서는 서울시가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래 가장 높다. 올 1월 접수된 층간소음 민원은 51건으로 집계 이래 최저 수준이었지만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작되면서 급격히 늘었다. 지역 맘카페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윗집이 조용한 집이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손주들이 와 있는지 층간소음이 심해졌다’, ‘아이들이 자꾸 뛰어서 아랫집에 죄인이 된다’ 등 층간소음과 관련한 게시글이 줄이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층간소음 방지 용품들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1일 G마켓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소음 방지 용품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6% 늘었다. 의자, 식탁 등 가구가 끌리는 소리를 방지하기 위해 다리에 씌우는 의자다리 커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발소리를 줄여주는 카펫과 층간소음 방지 매트를 포함한 폴더매트 제품의 매출은 봄철임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9%, 32% 높게 나타났다. G마켓 관계자는 “재택근무, 온라인 개학 실시로 집콕족이 늘어나면서 이웃 간 마찰을 줄이기 위한 소음방지 용품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여러 가족이 한집에 모여 업무를 보거나 수업을 듣는 가정이 늘어나면서 저소음, 무소음 오피스 기기도 인기를 끌고 있다. 11일 위메프에 따르면 3월 1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무소음 마우스와 무소음 키보드의 매출은 같은 기간 각각 41%, 27% 증가했다.
소음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저소음 가전제품 또한 인기다. 위메프에 따르면 저소음 가습기와 무소음 선풍기의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97%, 23.49% 늘었다. 무풍 에어컨과 ‘팬리스(Fanless·방열팬이 없는)’ 노트북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위메프 관계자는 “제품의 소음을 없애는 것이 다양한 제품군에서 큰 이슈가 된 만큼 앞으로는 고성능의 무소음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