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위안-연대메시지 잇달아
다양한 ‘집콕’ 활동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보여주며 격리 생활에 지친 이들을 위로하는 명품 브랜드들. 왼쪽부터 에르메스 마크 제이콥스가 귀여운 그림체로 전하는 연대의 메시지들. 에르메스·마크 제이콥스 인스타그램
에르메스는 프랑스 그림책 작가인 알리스 샤뱅과 집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추천하는 일러스트 시리즈를 선보였다.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말(馬)이 유니콘처럼 귀엽게 등장해서 함께 요가를 하거나 화상으로 수다를 떨고, 소파에 편하게 기대어 책을 읽는다. 에르메스는 이 일러스트에 ‘#책벌레들의 연대’ ‘#고전 따라잡기’같이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서 선뜻 연상하기 어려운 해시태그를 함께 달면서 알찬 ‘집콕’(집에만 콕 박혀 있는) 생활을 응원한다.
디오르는 디오르 주얼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이 직접 그린 일러스트를 연이어 공개했다. 카스텔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험을 피해 집에서 머무는 다양한 방법을 자신과 창립자 크리스티앙 디오르를 캐릭터화해서 귀엽게 표현했다. 집에서 느긋하게 ‘디오르플릭스’를 시청하거나 좋아하는 요리를 만들고 정원을 가꾼다. 거실에서 운동하면서 ‘집에 머무는 것이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없다’며 활기찬 집콕 생활도 독려한다. SNS 구독자들은 ‘예쁘면서도 패셔너블한 영감을 준다’며 호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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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브랜드들이 친근하고 귀여운 일러스트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접점을 찾는 일이 당면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패션쇼가 중단되고 오프라인 매장이 문을 닫으며 물류가 멈춘 상황에서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유지하려면 이들과의 연대감 형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왼쪽부터 디올 구찌가 귀여운 그림체로 전하는 연대의 메시지들. 디올·구찌 인스타그램
경제 전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스턴컨설팅그룹의 명품 담당 대표를 인용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뉴노멀이 어떤 모습일지 단언할 수는 없지만 소비자는 분명히 더 건강과 환경에 예민하게 바뀔 것이며, 오프라인에서 디지털과 온라인으로의 이동이 훨씬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FT는 “패션 브랜드들이 고가의 화려한 런웨이만으로 가능했던 컬렉션 홍보 시스템을 바꿀 절호의 기회인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