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 후 지역 내 돼지를 전량 살처분한 경기 파주지역 양돈농가들이 반년 넘게 재입식 시기조차 정해지지 않으면서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고 있다.
특히 ASF 감염 야생멧돼지 발견장소가 인근 포천시와 강원도 고성까지 확산돼 향후 전망도 어두운 상태여서 폐업을 고려 중인 농민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3일 파주시와 양돈농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17일 파주시 연다산동 소재 양돈농가에서 국내 첫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발병한 뒤 인천 강화군과 경기 김포시, 연천군 등에서 잇달아 ASF가 발생해 해당 지역의 돼지들이 모두 살처분됐다.
단기간에 접경지역을 휩쓴 ASF는 지난해 10월 9일을 끝으로 추가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대신 지난해 10월 초 연천에서 ASF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면서 야생멧돼지와의 끝나지 않는 싸움이 시작됐다.
현재까지 530여건의 야생멧돼지 감염 사례가 보고된 가운데 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멧돼지 발견지역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달에는 경기북부 최대 양돈지역인 포천시와 강원도 고성에서도 ASF 감염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발견되는 등 ASF가 접경지역을 벗어나 남하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미 접경지역 전체가 오염됐다고 보고 남하를 최대한 저지하기 위한 추가 방역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환경부가 이달 중순께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아프리카돼지열병 종합대책에도 돼지 사육 등 양돈농가에 대한 부분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파주지역은 지자체의 야생멧돼지 포획 개체가 300마리를 넘어서면서 차단 울타리 내에서만 폐사체가 발견되고, 유해조수 피해 신고도 예년의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인근 지자체에서 ASF 감염 야생멧돼지 폐사체가 계속 발견되고 있고 신규 발견지역도 보고되는 만큼 다른 지역의 야생멧돼지 상황이 나아지기 전까지는 재입식이 어려울 수 있다는 자체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양돈농민들은 ASF 감염 야생멧돼지 폐사체로 인한 재입식 지연과 별도로 인근 주민들의 재입식 반대라는 난관을 넘어야 해 조만간 정부의 ASF 피해지역 양돈농가 폐업 보상 기준이 발표되면 폐업을 선택하는 농민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파주=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