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가속기를 잡아라” 4개 지자체 유치전 치열] <2> ‘가속기의 새 역사’ 쓰는 포항
방사광가속기 유치 결의대회 27일 경북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경북유치위원회 결의대회에서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포항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일반 견학이 가능한 가속기과학관과 이용자들이 숙박하면서 오로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도 바로 옆이다. 전력반도체산업의 전초기지가 될 첨단기술사업화센터는 지난해부터 건립 공사를 진행 중이다. 올해 하반기 완공이 목표다.
이윤우 포항시 미래전략산업과장은 “걸어서 모든 시설을 편리하게 이용하면서 연구 가치 판단과 궤도 수정을 신속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도 많이 찾고 있다. 국내 과학 인프라 클러스터(집적단지)의 대표적 성공 사례로 꼽히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 클러스터 효과는 연구 성과가 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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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가속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 실험은 1160건이 이뤄졌으며 이를 위해 전문 인력 6428명이 다녀갔다. 2009년은 연구 실험 898건, 전문 인력 2881명 수준이었다. 10년 동안 연구 실험은 약 27%, 전문 인력은 약 223% 증가했다.
연구의 질적 수준도 상당히 높다. 지난해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실험한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논문 561편이 발표됐으며, 학술지 등에 실린 논문을 인용한 지수(IF)는 7.7을 기록했다. 포스텍 관계자는 “보통 SCI 논문의 평균 IF가 3.0인 것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성과를 창출한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방사광가속기 클러스터. 가운데 둥근 모양이 3세대, 위쪽 직선 모양이 4세대 방사광가속기이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집적단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포항시 제공
○ 포항이 곧 대한민국 가속기의 역사
포항가속기연구소는 1988년 출발했다. 그동안 축적한 기초 및 응용과학은 국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상당하다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가속기 개척과 기술의 국산화에도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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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의 방사광가속기 클러스터 조성에는 포스코와 포스텍의 역할이 컸다. 가속기 불모지였음에도 불구하고 개념을 과감하게 도입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첫발을 내디딜 1988년 당시 포스코가 가속기를 건립하기 위해 66만여 m² 터를 매입하고 739억 원을 출연했다.
송경창 포항시 부시장은 “포항은 기초과학의 성과를 응용 연구와 사업화까지 모두 지원하는 ‘자립형 가속기 생태계’를 구축한 유일한 도시이다. 소재와 부품 개발의 시너지 효과를 톡톡히 누릴 수 있는 장점을 이미 갖췄다”고 말했다.
○ 미래 과학을 위해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
경북도와 포항시는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 유치 공동추진단을 구성했다. 포스텍을 비롯해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경북대, 대구경북연구원, 포항산업과학연구원과 함께 세부 전략도 마련했다.
포항시는 27일 대회의실에서 경북유치위원회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역 대학과 연구기관, 산업체 등 23개 기관 단체가 참석해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유치의 당위성을 알렸다. 특히 미국 일본 스위스 등 해외 가속기 클러스터 성공 사례도 널리 공유할 계획이다.
포항지역발전협의회는 26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의도한 기초 원천 연구 및 산업체 지원이란 목적 달성에 가장 부합한 지역은 포항”이라며 “포항지진특별법이 규정한 경기 부양을 통한 지진 피해 극복을 위해서라도 다목적 방사광가속기는 포항에 건설해야 한다”고 했다. 포항시의회도 24일 성명을 통해 “포항은 가속기 집적으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가속기 기반 산업과 연계해 최고의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경북도의회도 27일 이 같은 내용의 성명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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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