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가 23일 정부에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관련 산업이 붕괴되면서 이들 지역 종사자들이 고용 직격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는 고용 사정이 현저히 악화되거나 급격한 고용 감소가 확실한 지역에 대해 최초 2년 범위 내에서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지정 뒤 고용 및 실업자 생활 안정을 위한 고용유지지원금 등을 지원한다. 구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관내 항공과 항만 관련 산업이 고사 위기에 처해 있어 재정 지원과 고용 유지 등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인천공항의 경우 6일 기준으로 하루 여객 수가 4581명으로 2001년 개항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항공 산업 660개 업체 종사자 7만7069명 가운데 무급휴직자가 1만5085명, 희망퇴직자가 2197명에 이르는 등 수만 명이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공항 내 면세점을 비롯한 식당가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사라져 정규 직원들이 한 명씩 돌아가며 매장을 지키고 있다.
인천항 사정은 더 심각하다. 인천항에서 중국의 주요 항구를 오가는 카페리 여객 운송이 전면 중단돼 관련 산업이 올스톱됐다. 인천항 크루즈터미널은 올해 한 번도 문을 열지 않아 개점휴업 상태다. 백령도 대청도 연평도 등 주요 도서를 오가는 여객도 크게 줄면서 연안 여객선사와 연안여객터미널 입주 상가가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