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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존슨의 ‘생명의 은인’ 간호사…“총리 특별 대우한 적 없다”

입력 | 2020-04-23 17:34:00

"특별한 치료는 없어…언론 관심이 제일 힘들었다"
뉴질랜드 총리의 따뜻한 메시지 기억에 남아




 “지난 48시간 동안 내 병상을 지켜준 뉴질랜드 출신의 제니, 포르투갈의 루이스 간호사에게 감사를 표한다. 이들은 내 생명의 은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증세가 악화돼 중환자실에 입원했던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12일 동영상으로 퇴원을 알리며 자신을 치료한 간호사들의 이름을 언급했다.

존슨 총리는 “이들이 밤마다 한시도 쉬지 않고 지켜보고, 내게 필요한 치료를 해줬다”며 덕분에 병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총리가 언급한 ‘뉴질랜드 출신의 제니’는 23일(현지시간) 보도된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총리는 그저 중증 환자를 위한 집중 치료를 받았을 뿐”이라며 “특별한 치료는 없었다”고 말했다.

뉴질랜드 남섬 출신인 제니 맥지는 “총리가 내 이름을 말했을 때 정말 놀랐다”며 “친구들이 처음 이 소식을 알려줬을 때 농담인 줄 알았다”고 말했다.

맥지는 총리가 어떤 치료를 받았는지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우리는 누가 중환자실에 오든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며, 중환자실의 환자들은 다들 공포에 질려있기 때문에 이들의 병세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며 존슨 총리의 병상을 지킨 일이 특별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총리의 입원 사실에 언론의 관심이 굉장했다. 솔직히 그 부분이 제일 힘들었다”며 “사실 그는 단지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는 환자일 뿐이었고 우리는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맥지는 “매일 밤 퇴근 후 차를 타고 돌아가며 뉴스에서 존슨 총리의 입원 소식을 들었다. 나는 ‘와, 내가 그 총리를 치료하고 있네’라고 속으로 말하며 이 상황이 현실같지가 않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와 주고 받은 페이스북 글도 기억에 남는 일화라고 말했다.

그는 존슨 총리가 자신의 이름을 언급한 뒤 너무 많은 메시지가 와 잠시 휴대전화를 꺼둔 뒤 다음날에야 전원을 켤 수 있었다고 했다.

그 사이 아던 총리는 맥지의 페이스북에 글을 썼고 사람들은 ‘아던 총리의 칭찬에도 답변을 하지 않는다’며 그를 향해 “잘난 척 한다”는 비난을 쏟아냈다.

맥지는 “아던 총리는 내 영웅이다”며 “그는 자신은 물론 뉴질랜드가 나를 자랑스러워 한다고 말했다. 정말 가슴 따뜻했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일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아던 총리의 메시지를 보자마자 답변을 했다. 이모티콘을 섞은 몇 번의 대화가 오간 정말 비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했다.

한편 존슨 총리는 현재 총리 지방관저인 체커스에서 머물고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