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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행 가도 되나 싶긴 하죠. 한데 애들도 있는데 몇 달째 ‘방콕’하려니 한계예요. 마침 사회적 거리 두기도 좀 완화되니 조심해서 다녀오려고요.”
서울 사는 직장인 최모 씨(37)는 최근 부인과 상의 끝에 큰 결심을 했다. 다음 달 1일 자녀 셋과 전라도로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다. 최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휴가를 쓰지도 못했는데, 연휴를 계기로 기분전환이라도 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달 말이면 평소라면 누구나 기다렸을 황금연휴가 온다.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1일 근로자의 날, 5일 어린이날까지. 그간 코로나19로 집에서 움츠려 있던 시민들도 이번만큼은 외출에 의욕적이다. 유명 관광지는 이미 객실 예약을 완료한 숙소가 많다. 지역사회는 경기 회복을 바라면서도 최대한 방역에 힘써 불상사를 막겠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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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지역도 되살아나고 있다. 강원 강릉이나 삼척 등에 있는 유명 리조트는 대부분 황금연휴 기간 예약을 마무리했다. 속초의 한 리조트 관계자는 “최근까지 객실이 반도 안 찰 정도로 힘들었다”며 “다행히 4월 29일~5월 4일 객실은 100% 예약이 끝났다”고 기뻐했다. 전남 여수에 있는 호텔 15곳과 리조트 2곳도 같은 기간 객실 예약율이 80% 안팎으로 치솟았다.
관광업계는 이번 연휴를 계기로 조심스레 회복세를 기대했다. A렌터카업체는 “심각했던 3, 4월 예약 건수에 비해 이달 29일부터 2배 이상 늘어났다”며 안도했다. 제주 서귀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최모 씨(45)도 “고객이 뚝 끊겨 아르바이트생까지 내보냈지만 임차료도 제대로 못 낼 지경”이라며 “연휴를 계기로 제주 관광이 조금씩 되살아나길 바란다”고 했다.
지방자치단체들은 내심 관광객 증가에 안도하면서도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경기가 살아나는 건 다행이지만, 행여 코로나19 감염이 나왔다간 심각한 된서리를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최대한 지역방역에 신경 쓰면서 관광 업소들도 방역지침을 따르도록 강력 주문할 것”이라 했다. 강원도는 관광업소 2100여 곳에 살균소독제와 손 소독제 등을 지원하고, 여행객들에게 소독용 알코올 솜 700만 개도 제공할 계획이다.
제주도는 여행객이 들어오는 공항과 항만 방역부터 강화할 방침이다. 제주공항 선별진료소에 인력과 장비를 추가 투입하고, 제주도립미술관 등 공영 관광지 29개소는 입장통제를 그대로 유지한다. 도 관계자는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토록 하고, 유증상자나 해외방문 이력이 있으면 입도를 자제하도록 유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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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