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일찍’ 은퇴하게된 SK 전태풍
2009년 혼혈 귀화 선수로 KBL리그에 데뷔한 전태풍은 실력뿐 아니라 거침없는 입담, 친절한 팬 서비스로 농구팬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전태풍은 “앞으로 방송인으로 살겠다”며 새로운 도전을 다짐했다. KBL 제공
특유의 개성 있는 말투는 여전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의 리그 조기 종료 결정으로 예정보다 빨리 유니폼을 벗게 된 SK 전태풍(40)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중단돼 기약 없이 시즌 재개를 기다렸던 그의 농구 인생도 막을 내렸다. 24일 경기 용인시 구단 체육관에서 훈련을 하다 이 소식을 접한 전태풍은 동료들에게 간단한 작별 인사를 했다. SK는 다음 달 전태풍을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할 계획이다.
예상보다 약간 빨라진 은퇴지만 전태풍은 다 계획이 있었다. 그는 “선수생활을 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농구 말고 나를 위해 즐기면서 살 거다”라며 ‘방송인’ 변신을 선언했다. 휴식 기간 중 연예 소속사 5곳과 만났단다. 전태풍은 “내 스타일을 잘 이해해주고 조언해주는 곳, 그냥 이기적이지 않은 곳이면 된다”고 소속사 선택 기준도 밝혔다. 곧 예능인 전태풍을 볼 수 있을 듯하다.
유쾌한 성격의 전태풍은 코트 안팎에서 팬들을 자주 웃게 했다. 2018∼2019 올스타전에서는 우스꽝스러운 춤을 췄다. KBL 제공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는 상대 선수에 대한 솔직한 외모 평가도 마다하지 않았다. KBL 제공
“양동근이 대단한지 몰랐어. 겁 없었어. 그리고 그땐 (내가) 애킨스였잖아. 마음먹으면 다 제치고 개인기 ‘만땅’(최고)이었을 때(웃음).”
한국농구가 발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게 뭐냐고 묻자 고민 없이 “선수들이 코트에서 마음껏 개인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라고 답했다. 그는 “한국농구의 팀플레이, 팀 공격, 팀 수비 좋다. 하지만 선수들이 화려한 개인기도 보여줘야 팬들이 더 즐거울 거다”라고 말했다.
“내가 코치 되면 선수들 5월, 6월, 7월(즉 여름)에 산 뛰게 안 할 거야. 그거 쓸데없어. 개인기 연습해야지. KBL이 (나 같은) 혼혈 지도자를 받아주면 나 그렇게 할 거야.”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