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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뉴델리 버스 성폭행범 4명에 교수형 집행…사건 발생 8년 만에

입력 | 2020-03-20 11:21:00

인도에서 사형집행은 2015년 이후 처음




2012년 인도 뉴델리의 버스 안에서 의학을 전공하던 여대생을 집단 성폭행한 후 살해해 전세계를 충격에 빠트렸던 범인 4명에 대한 사형이 20일 집행됐다고 영국 BBC 방송이 보도했다.

악사이 타쿠르와 비나이 샤르마, 파완 굽타, 무케시 싱 등 4명은 지난 2013년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뉴델리의 티하르 교도소에서 삼엄한 경계 속에 교수형에 처해졌다. 인도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은 2015년 이후 처음이다.

인도법에 따라 이름이 공개될 수 없어 ‘니르바야’란 가명을 불려온 23살의 피해 여성은 버스 안에서 6명의 남성에게 성폭행당한 후 며칠 뒤 숨졌다. 이 사건은 인도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격분을 일으켰고 인도에서는 새로운 성폭행 방지법이 제정됐다.

6명의 범인은 모두 체포되었고 그 중 1명인 람 싱은 2013년 3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 범행 당시 17살이던 다른 1명은 3년 복역 후 2015년 석방됐는데 인도는 청소년에게 3년 이상의 징역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사형이 집행된 4명의 범인들은 무기징역으로의 감형을 대법원에 탄원했지만 기각됐다.

교수형이 집행된지 몇 분 뒤 피해자의 어머니는 “딸의 사진을 꼭 껴안고 ‘우리가 마침내 정의를 얻었다’고 이야기해주었다”고 말했다. 니르바야의 아버지 역시 “사법부에 대한 신리를 회복했다”고 말했다.

사형이 집행된 형무소 밖에는 플래카드를 든 군중들이 모여 “강간범에게 죽음을”이라고 외치고 사법부에 감사하는 포스터를 흔드는 등 사형집행을 환영했다.

니르바야는 2012년 12월16일 밤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고 함께 버스를 타고 귀가하던 중 버스 안의 남성 6명에게 집단 성폭행당하고 철봉으로 마구 구타당해 며칠 뒤 사망했다. 남자친구 역시 잔인하게 폭행당했다.

그녀는 성폭행당한 후 길가에 버려졌고 행인들이 벌거벗겨진 채 피투성이인 그녀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지만 끝내 숨졌다.

니르바야에 대한 끔찍한 성폭행은 인도에서 사상 최대의 항의 시위를 불러왔다. 수도 뉴델리는 시위대가 거리를 점거하면서 마비됐고 인도 정부는 사람들이 모이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 지하철역을 일시 폐쇄하기도 했다.

니르바야 성폭행 사건을 변곡점으로 인도에서는 여성들의 처우에 대한 전국적 논쟁이 촉발됐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