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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돈 100원씩 모아… 마스크 기부한 천사들

입력 | 2020-03-19 03:00:00

대구지역 어린이들 ‘착한 나눔’
“어려운 분에게 도움되고 싶어”




16일 대구 동구 불로·봉무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이채윤 양(오른쪽)이 직원에게 편지와 손소독제가 담긴 상자를 전하고 있다.

“코로나19 조심하세요. 어려운 사람들을 꼭 도와주세요.”

대구 동구 효목2동 행정복지센터 직원들이 모처럼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16일 천민지 양(5)이 건네준 A4용지 1장짜리 편지를 함께 읽은 뒤였다. 서투르게 크게 쓴 글씨지만 정성스러운 마음이 느껴져 감동했다. 천 양은 평소 100원씩 모아온 용돈 1만7000원과 마스크 10장도 수줍게 웃으며 전했다.

꿈나무들의 ‘착한 기부’는 이어지고 있다. 대구 영신초교 1학년 이채윤 양(7)은 착한 일을 할 때마다 부모님이 주신 칭찬 스티커를 모아 받은 용돈으로 휴대용 손소독제 24개를 구입했다. 이 양은 16일 불로·봉무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아 손편지와 함께 기부했다. 삐뚤빼뚤 쓴 편지에는 ‘어려운 분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요. 꼭 필요한 사람에게 나눠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불로초교 6학년 김예솔 양(12)은 마스크 50개와 응원 편지를 담은 택배를 11일 대구 동구청에 보내왔다. 김 양은 “코로나19 뉴스를 보고 필사적으로 마스크를 모았다. 힘들어 하는 이웃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말했다.

배기철 대구 동구청장은 “희망의 빛을 밝히는 반딧불이 천사들의 합창에 지역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다. 직원 모두와 함께 코로나19와 당당히 맞서 싸워 역경을 극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