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5000억 순손실 낸 두산重 퇴직 기대 밑돌자 일부 휴업 추진…불황 장기화 조선업계 꾸준히 진행 “회사밖 한겨울… 재취업도 안돼” 직원들 희망퇴직 신청 기피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 갈등 등 산업 전반에 침체가 이어지던 중에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기업들을 코너로 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직원들은 경제위기의 조짐 속에서 선뜻 회사를 떠나지 못하고 희망퇴직 신청을 기피하는 상황이 이어져 ‘상시 희망퇴직’이 계속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산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한 데 이어 최근 사업장은 그대로 운영하되 일부 직원을 쉬게 하는 ‘휴업’ 검토에 들어갔다. 두산중공업은 세계 발전 시장의 침체 속에 탈석탄 탈원전으로 대표되는 정부의 급격한 에너지 정책 변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에는 5000억 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했다.
최근 3, 4년 사이 수시 희망퇴직부터 상시적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상시 희망퇴직은 희망퇴직을 시행해도 회사가 생각하는 만큼 자발적으로 회사를 떠나는 직원이 많지는 않다는 점을 보여주기도 한다.
2016년을 전후해 극심한 불황에 빠져들었던 조선업계에서는 당시에 상당수의 인력을 감축했음에도 최근까지 곳곳에서 희망퇴직을 시행했거나 진행 중이다. 올 초에는 대우조선해양이 희망퇴직 절차를 진행했고 삼성중공업은 지금도 수시로 희망퇴직을 받으며 일종의 상시 희망퇴직 시스템을 마련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과거 극도의 위기 속에 시행한 대규모 희망퇴직과는 달리 말 그대로 희망에 따라 운영 중”이라며 “아직 업황이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꾸준히 인력을 조절하는 노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최근 대표적인 부품사인 만도가 생산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절차에 돌입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상시적인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철강업계에서도 지난해 4분기(10∼12월) 사상 초유의 분기 영업적자를 기록한 현대제철이 희망퇴직을 시행한 바 있다.
지난해 일본의 수출 규제로 한일 교류가 줄어든 상태에서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 맞고 있는 항공업계에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유·무급휴직을 진행 중이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도 LG디스플레이와 코닝정밀소재가 지난해 하반기와 올 초 각기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