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동아일보 DB
사우디아라비아의 ‘미스터 에브리씽’으로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35)가 사촌형인 무함마드 빈 나예프(61) 전 왕세자와 삼촌인 아흐메드 빈 압둘아지즈 왕자(78)를 체포했다. 고령으로 건강이 악화된 아버지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85)의 유고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세력들에 대한 또 다른 숙청 작업이란 평가가 나온다.
7일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전날 빈 나예프와 아흐메드를 반역죄 혐의로 체포했다. 사우디에서 반역죄는 종신형 또는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빈 나예프의 동생인 나와프 왕자도 체포됐다. 아흐메드의 아들인 나예프 왕자는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빈 나예프와 아흐메드는 사우디 안팎에서 무함마드 왕세자를 위협할 수 있는 대표적인 왕실 인사들로 분류돼 왔다. 2015년부터 2017년 6월까지 왕세자로 활동했던 빈 나예프는 오랜 기간 내무부 장관을 지내 국정운영 능력이 뛰어나다. 또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 관계자들과도 가까운 사이다. 아흐메드는 현재 사우디를 이끌고 있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85)의 동복동생으로 왕실 구성원들 사이에서 영향력이 크고, 무함마드 왕세자에 비판적인 성향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이세형 특파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