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인종 49% 사는 네바다서 2위, 바이든에 2배 이상 앞서 약진하던 부티지지는 3위에… 당내 ‘샌더스 본선 경쟁력’ 고민
버니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이 22일 텍사스주 엘패소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엘패소=AP 뉴시스
CNN과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샌더스 후보는 개표가 50% 이뤄진 오전 3시 30분(동부 시간) 기준 46.6%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샌더스 후보는 2위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19.2%)을 큰 폭으로 따돌리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대의원 36명이 걸려 있는 네바다주는 2016년 민주당 경선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53%를 득표해 샌더스 후보(47%)를 이겼던 곳이다.
이 지역은 히스패닉, 흑인, 아시아계가 전체 인구의 각각 30%, 10%, 9%를 차지한다. 백인이 다수였던 아이오와 및 뉴햄프셔와 달리 유색인종 유권자의 표심을 확인할 수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이번 투표에서 히스패닉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샌더스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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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두 차례의 경선에서 참패했던 바이든 후보는 이날 2위에 오르며 향후 레이스를 이어갈 동력을 다시 확보했다. 반면 동성애자인 부티지지 후보는 보수 성향이 강한 히스패닉과 흑인 유권자들로부터 외면받으면서 3위(15.4%)로 주저앉아 표 확장성에 한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4위·10.3%)과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5위·4.5%)은 하위권으로 밀려나며 향후 대선 레이스에 빨간불이 켜졌다.
승기를 잡은 샌더스 후보를 놓고 민주당 내에서는 고민이 커지는 분위기다. 그가 본선 후보에 오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서 그를 ‘사회주의자’로 낙인찍는 네거티브 캠페인 공세를 퍼부을 게 뻔하고, 그렇게 되면 본선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기 위해 ‘가장 쉬운 상대’인 샌더스 후보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미친(crazy) 버니가 네바다에서 잘한 것 같다”며 “버니 축하한다!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1등 자리를) 뺏기지 말라”고 썼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