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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겨울축제 ‘따뜻한 날씨’로 아쉬운 폐막

입력 | 2020-02-18 03:00:00

개막 두 번 연기 화천 산천어축제, 16년만에 최저 방문객 기록
평창송어축제-인제빙어축제도 기대에 못미치며 대안 마련에 골몰




강원 화천군 직원들이 16일 화천천에서 보트 산천어낚시를 체험하고 있다. 화천군은 산천어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보트를 타고 산천어를 낚는 이 프로그램을 18일부터 공식 운영하기로 했다. 화천군 제공

따뜻한 날씨로 인해 개막이 두 차례 연기된 끝에 치러진 강원 화천 산천어축제가 16년 만에 최저 방문객을 기록하며 16일 막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강원도내 주요 겨울축제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번 겨울축제는 따뜻한 날씨와 많은 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아프리카돼지열병 등의 악재에 시달렸고 물고기에 대한 생명윤리 논란까지 더해져 어느 때보다 힘겹게 진행됐다.

국내 대표 겨울축제인 산천어축제는 21일 동안 42만8000명이 찾아온 것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다였던 지난해 방문객 184만 명에 비해 턱없이 줄었다. 58만 명이 찾았던 2004년 2회 축제 이후 방문객이 가장 적었다. 2003년 1회 축제에는 22만 명이 찾아왔다.

올해 산천어축제 흥행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날씨가 꼽힌다. 겨울답지 않은 날씨로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아 대표 프로그램인 얼음낚시를 운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화천군은 대체 프로그램으로 기존 300명 수용 규모인 수상낚시터를 1200명으로 확대 운영해 인기를 끌었지만 예년 수준의 관광객 유치에는 한계가 있었다. 또 코로나19 우려로 나들이객이 크게 줄었고 산천어축제에 대한 조명래 환경부 장관의 부정적 발언까지 더해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화천군은 예상 밖의 적은 방문객으로 인해 소진하지 못한 산천어 처리에 비상이 걸렸다. 역대 가장 많은 180t가량의 산천어를 준비했지만 20t 정도가 남았다.

화천군은 축제는 끝났지만 17일부터 수상낚시와 밤낚시 프로그램의 연장 운영에 들어갔다. 18일부터 보트를 타고 낚시를 즐길 수 있는 배낚시도 시작한다.

이에 따라 산천어축제는 얼음낚시 중심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을 다변화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추운 날씨에만 기대며 현재와 같은 운영 방식을 고수했다가는 올해와 같은 부진이 되풀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내년에는 더욱 철저한 준비와 깊은 고민으로 더 즐거운 산천어축제를 관광객들에게 선물하겠다”고 밝혔다.

37일 동안 진행된 평창송어축제도 날씨 탓에 열흘 동안 전면 중단되고 얼음낚시터를 폐쇄하는 등 차질을 겪으며 기대에 못 미치는 45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평창송어축제위원회는 내년에 루어낚시터를 조성하고 얼음이 비교적 빨리 어는 오대천 상류에 비상낚시터를 만드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겨울축제의 원조격인 인제빙어축제도 날씨 탓에 당초 계획보다 일주일가량 빨리 막을 내렸다. 인제군은 빙어호에 물막이 보를 설치해 안정적으로 결빙될 수 있도록 하고 빙어호를 겨울만이 아닌 사계절 축제장으로 만드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홍천강꽁꽁축제는 얼음낚시 대신 부교낚시터와 실내낚시터를 운영해 겨울축제의 대안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명준 홍천문화재단 대표는 “올해 축제를 통해 얼음에 관계없이 겨울축제를 알차게 진행할 방법을 찾아 내년에는 더욱 풍성한 축제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