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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중국인 大이동… 위험은 급증하는데 정부 대응은 하던 그대로

입력 | 2020-02-10 00:00:00


중국 정부가 두 차례 연장했던 춘제(春節) 연휴가 어제로 끝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중국 기업을 드나드는 내·외국인이 늘어나고 개강을 앞둔 중국인 유학생도 대거 입국할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 강화가 절실하지만 정부는 “입국 제한 조치 확대는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정부는 어제 정세균 국무총리가 주재하는 우한 폐렴 대응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열었다. 중국 광둥(廣東)성을 방문하고 지난달 말 입국한 부부 및 이들과 함께 사는 시어머니가 감염자로 확진 판정을 받아 주말 동안 확진 환자가 3명(25∼27번) 늘어났다. 이에 따라 후베이(湖北)성에 국한된 입국 제한 지역 확대 등 추가 대책이 나올지 주목됐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광둥성은 1075명(8일 기준)의 환자가 발생해 후베이성에 이어 두 번째로 환자가 많은 지역이다.

그러나 정 총리는 “중국 내 다른 지역이나 다른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은 1주일간 상황을 지켜본 뒤 중국과의 협의를 거쳐 추후 검토하겠다”고 했다. 감염병 위기경보도 현 수준인 ‘경계’ 단계로 유지한다. “중국 내 확산세가 쉽게 꺾이지 않고 국내 감염 경로가 다양해져 지역사회 전파가 우려된다”면서도 진단과는 동떨어진 해법을 내놓은 것이다. 이러니 나날이 위험은 급증하는데 정부가 ‘과하다 싶을 선제 조치’를 공언하고도 뒷북 대응을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는 물론 외교적 경제적 실익까지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방역 적기를 실기하면 파장이 너무 크다. 사태가 장기화될수록 기업 학교 다중시설 등은 점점 마비될 것이다. 당장 일선 대학에선 고향에 갔다 돌아오는 중국인 유학생 및 중국과 동남아를 방문하고 온 학생들에 대한 격리 조치를 두고 논란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 일부 대학이 기숙사 격리를 결정하자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 입국 제한 조치 확대나 일괄 방역 기준 및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우한 폐렴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보다 전염성이 높은 데다 중국 내에서는 비말(침방울)뿐 아니라 공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한 고체 입자나 액체 방울인 에어로졸로도 전파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정부는 공식적으로 에어로졸을 통한 전파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지만 시민들은 더욱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25번 환자의 경우 아들 부부로부터 감염됐는데 정작 아들 부부는 뒤늦게 검사를 받기 전까지 며느리의 가벼운 기침을 제외하면 별다른 증상이 없었다고 한다. 증상이 거의 없는 감염자에 의한 전염 우려도 높은 것이다. 방역의 기본은 감염 경로의 차단이다. 국내 방역망과 공중보건 시스템이 포화 상태에 이르기 전에 바이러스 유입 경로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