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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에볼라 신약, 中 코로나 구원투수 되나…국내도 긴급도입?

입력 | 2020-02-05 08:33:00

중국, 위급 상황에 길리어드의 후보물질 신종 코로나 270명 임상
아직 안전성·유효성 확인 안 된 초기 단계 개발
길리어드 “전 세계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력”




 안전·유효성이 검증이 부족한 항바이러스 신약 후보물질 ‘렘데시비르’(Remdesivir)가 우한 폐렴 재앙을 진정시키는 구원투수가 될지 주목된다.

5일 중국 펑파이뉴스에 따르면 중국은 이달부터 4월27일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 270명을 대상으로 길리어드사이언스의 렘데시비르를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증에서 중간 단계 병세의 환자가 투여 대상이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기업 길리어드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이다. 아직 제대로 된 사람 대상 임상시험을 거치지 못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도 아니다. 당초 에볼라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 시작된 항바이러스제다.

하지만 전임상 단계 동물실험에서 코로나바이러스의 일종인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에 효능을 보이며 우한 폐렴의 구원투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메르스·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구조적 유사성이 많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 환자에서 효과를 보일 것이라는 가설로, 미국에서 제한적으로 투여가 시작됐다.

투여 결과, 미국 내 확진 환자(35) 1명은 하루 만에 증상이 개선됐다.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이 논문은 저명 의학저널인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지난달 31일 발표됐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은 곧바로 임상시험(무작위대조시험)에 착수했고, 길리어드는 시약을 지원키로 했다.

길리어드 관계자는 “워낙 위급한 상황이라 중국 보건당국이 환자에게 바로 쓸 수 있도록 임상시험 진행을 결정한 것”이라며 “길리어드는 에볼라바이러스 발생을 대비해 비축해둔 물량 등을 동원해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중요한 것은 아직 안전성·유효성이 전혀 검증 안 된 후보물질이라는 점”이라며 “구조적으로 메르스·사스와 유사하고 동물모델에서 활성을 입증한 데 이어, 제한적이지만 에볼라바이러스 환자 치료 데이터도 약간 있는 정도”라고 선을 그었다.

현재 중국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2만명을 넘어섰다. 사망자는 420여명에 이른다.

국내 치료에 도입할 수 있는지도 관심 대상이다. 국내에선 16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길리어드 관계자는 “국내 환자에서도 니즈가 생길 수 있는데 이는 보건당국과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길리어드는 전 세계 보건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어려운 환자와 지역사회를 돕기 위해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국내도 필요한 경우 약사법 제85조의2에 따라 긴급 도입을 허용하고 있다. 의약품은 원칙적으로 사전 품목허가(신고)를 받아야 하지만, 긴급한 환자치료 및 국가 비상상황 대응을 위해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