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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佛-호주 전세기 우한서 발묶여… 美-日은 “추가 파견 협의”

입력 | 2020-01-31 03:00:00

英 등 中당국 이륙허가 지연… 日당국자 “中의 우선순위 보여줘”
핀란드 여행중인 中여성 발병… 수단서도 2명 의심증세 보여
북유럽-아프리카까지 확산 우려




런던-방콕 공항도 방역비상 29일 영국 런던 히스로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왼쪽 사진). 옆에는 우한 폐렴 증상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영국항공은 이날 중국 본토를 오가는 모든 항공편을 중단했다.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오른쪽 사진 왼쪽에서 세 번째)가 마스크를 낀 채 방콕 수완나품 공항을 둘러보고 있다. 태국은 확진자가 늘어남에 따라 공항 소독을 강화하고 입국자를 실시간 점검하고 있다. 런던=AP 뉴시스·태국 총리실 제공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湖北)성 우한에서 전세기로 자국민을 대피시키려던 영국, 호주 등이 중국 당국의 이륙 허가를 받지 못해 발이 묶였다. 필리핀, 인도, 핀란드 등에서도 확진 환자가 새로 확인되는 등 우한 폐렴의 전파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 발 묶인 전세기

영국 BBC 방송은 30일 오전 200여 명을 태우고 우한을 출발할 예정이던 영국 전세기가 중국 당국이 이륙을 허가하지 않아 출발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영국 외교부 대변인은 “영국행 비행기를 가급적 빨리 출발시키기 위해 중국 당국과 긴밀한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호주도 29일 오전 국적기 콴타스항공 전세기를 우한으로 보냈지만 이륙 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후베이성에 체류 중인 호주 국민 600여 명 중 2명은 이미 현지에서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머리스 페인 호주 외교장관은 30일 “호주는 우한에 영사관이 없어 상하이 영사관이 대신 업무를 담당했다. 이 때문에 전세기 출발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29일 전세기를 우한으로 보낸 프랑스는 현지 자국민들에게 31일까지 대기 지시를 내렸다고 프랑스국제라디오방송(RFI)이 전했다. 우한에는 푸조, 시트로엥을 소유한 PSA 등 프랑스 국적 기업이 다수 진출해 있다. 현지의 프랑스인은 1000명 이상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전세기를 급파해 29일과 30일 각각 자국민 200여 명을 귀국시켰지만 아직도 200명 이상이 우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본 정부는 세 번째 전세기를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30일 아사히신문에 “미국과 일본이 (전세기) 이착륙 몫을 배정받았다. 중국이 어떤 나라를 중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세기 1대로 이미 시민 200여 명을 수송한 미국은 다음 달 3일경 전세기를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미국은 우한 폐렴에 대응하기 위해 대통령 직속 전담팀을 구성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회의를 주재했다. 일본 정부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를 본부장으로 하는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 환자 발생 지역 확대

29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핀란드 보건복지연구소는 이날 32세 중국인 여성 관광객이 우한 폐렴 확진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우한에서 핀란드행 비행기를 탄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소 측은 “환자는 현재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그와 밀접하게 접촉한 15명을 관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수단 보건복지부도 “중국에서 온 2명이 의심 증상을 보여 격리 중”이라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WP)는 케냐, 에티오피아, 잠비아 등에서도 의심스러운 사례가 발견됐다고 전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아직 확진 환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중국이 경제 개발을 이유로 아프리카에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하면서 최근 아프리카와 중국의 교류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조유라 jyr0101@donga.com·최지선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