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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고기 나눠먹었는데 ‘밀접접촉자’로 분류 안한 질본

입력 | 2020-01-31 03:00: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3번 환자, 22일 학교동창 2명 만나
90×90 테이블서 1시간30여분 식사… ‘일상접촉’ 분류했는데 2차감염
2m내 1시간 동석땐 밀접접촉 규정… 질본 “환자가 증상시점 말바꿔 착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여섯 번째 확진 환자가 세 번째 확진 환자와 1시간 30분 넘게 식사를 하고도 보건당국에 의해 26일 일상접촉자로 잘못 분류됐다가 뒤늦게 29일 밀접접촉자로 바뀐 사실이 확인됐다. 밀접접촉자는 출국이 금지되고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하지만, 일상접촉자는 행동에 제약을 받지 않는다. 보건 당국의 잘못된 환자 분류로 6번 환자가 사흘 동안 검역망에서 벗어난 셈이다.

본보 취재 결과 6번 환자는 22일 오후 5시 52분 학교 동창인 3번 환자, 50대 남성 A 씨와 함께 서울 강남구 한정식당인 한일관에서 저녁식사를 했다.

이 3명은 가로 90cm, 세로 90cm 크기의 정사각형 테이블에 앉아 불고기를 나눠 먹었다. 이들은 공용 젓가락이 아닌 자신들의 젓가락으로 고기와 냉면사리를 집어먹었다고 한다. 좁은 테이블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음식을 함께 나눠먹는 과정에서 전염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오후 7시 25분경 식당을 나갔다.

질병관리본부(질본)에 따르면 기침할 때 침방울이 2m까지 튈 수 있기 때문에 통상 2m 이내의 공간에서 1시간 이상 확진 환자와 머무는 사람을 밀접접촉자로 분류한다. 이 기준에 따르면 6번 환자는 당연히 밀접접촉자에 해당하지만 질본은 26일 그를 일상접촉자로 분류했다. 이에 대해 질본은 “3번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시점을 22일 오후 7시라고 했다가 오후 1시라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증상 발현 시점 이전에 만난 사람들은 아예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기 때문이다.

전주영 aimhigh@donga.com·위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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