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6, 7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첫 내한공연을 지휘하는 이 악단 음악감독 안드리스 넬손스(42)는 동아일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한국과의 독특한 인연을 털어놓았다. 구소련 라트비아에서 태어난 그는 열두 살 때 트럼펫을 배우면서 음악가로서의 삶을 본격적으로 시작했고 이듬해인 1991년 라트비아는 소련으로부터 독립했다. 그가 태권도를 접한 것은 이 즈음이었다.
“단지 운동이라고만 생각하지 않았어요. 태권도는 ‘자기수양’과 ‘집중’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넓혀 주었어요. 태권도가 가진 철학과 신비로움에 빠져들었죠. 그 영향으로 ‘명상에 도움이 되는 음악’을 찾기 시작했어요. 그 때의 경험이 지금 제가 지휘하는 음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휘 커리어를 시작할 때 오페라로 시작할까, 오케스트라에서 시작할까 고민이 많았는데 얀손스 선생은 오페라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조언하셨습니다. 오페라에서 성공한 뒤 오케스트라를 맡는 쪽이 더 순조롭다구요. 지휘에 제대로 집중할 수 있는 방법들을 얀손스에게서 배웠고, 제게 가장 큰 영감과 영향을 주신 분입니다.”
“두 악단은 매우 강한 각자의 DNA가 있지만 공통점도 많습니다. 보스턴 심포니 홀이 게반트하우스 옛 콘서트홀을 본떠 지을 만큼 보스턴 심포니는 유럽 전통, 특히 프랑스, 독일, 러시아의 전통을 많이 받았죠. 유럽과 미국이 만나는 이 악단의 연주는 늘 독특한 ‘스파크’를 일으킵니다.”
어린 시절 바그너 오페라 ‘탄호이저’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클래식의 매력에 빠졌다는 그는 “젊은 층과 어린이가 클래식 음악에 일찍 노출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신 미디어 기술을 사용해 동영상을 포함한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거나, 공원 등에서 자유로운 분위기의 콘서트를 감상하게 하는 등의 노력은 다음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유윤종 문화전문기자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