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환자 진료기록 허위 작성 대학병원 인턴…“20일 면허정지 정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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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의 맥박을 측정하거나 간호기록부를 보지 않고, 허위로 진료기록부에 기재한 의사의 면허정지 조치는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0부(부장판사 한창훈)는 의사 A씨가 보건복지부장관을 상대로 낸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3월~2014년 2월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인턴 수련을 받았다.

A씨는 2014년 1월23일께 응급진료센터에 내원한 B양의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B양의 분당 맥박은 137회였으나, A씨는 80회로 작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치료를 받던 B양은 사망했다.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지난해 7월19일 벌금 100만원의 선고유예 판결을 확정받았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8월22일 A씨가 의료자격 정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고 20일간의 자격정지 처분을 했다.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A씨는 “맥박을 허위로 기재할 동기나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처벌보다는 소아응급환자 진료기록부 작성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1심 재판부는 “앞선 형사재판에서 인정된 사실을 비춰 보면 A씨가 진료기록부를 허위로 작성한 것에 대한 인식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A씨는 사건 당시 9명의 환자의 활력징후를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동일하게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사에게 진료기록부를 작성하도록 한 취지는 진료를 담당한 의사가 환자의 상태, 치료 경과를 정확하게 기록하라는 데 그 목적이 있다”며 “허위로 진료기록부를 작성할 경우 환자의 생명에 위험을 초래할 뿐 아니라, 국민의 의료계에 대한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응급실 인턴 인수인계장’에 재량껏 채워 넣으라는 문구가 있다고 해도 책임이 면제된다고 볼 수 없다”며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는 인턴수련 과정 중이라도 진료기록부를 성실히 작성할 의무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2심도 1심이 옳다고 판단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