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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1억원 의혹’ 자료제출 두고 한국당-여상규 신경전

입력 | 2019-12-30 13:50:00

여상규 위원장이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30일 열린 가운데, 청문회 진행을 두고 야당 의원들과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사위원장 간 신경전이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청문회 초반부터 도서출판비 1억 원 관련 의혹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하며 공세에 나섰다.

장제원 한국당 의원은 추 후보자에게 1억 원에 대한 계좌 증명 등 관련 자료를 요구했으나 비동의했다고 언급하면서 “평생 국회에서 활동하신 분이고 집권당 대표까지 역임하신 분이 국회를 어떻게 이렇게 무시할 수 있나”라며 자료 제출을 강하게 요구했다.

김도읍 한국당 의원은 “증인도 노(NO), 자료 제출도 노(NO). 국무위원으로서 자질뿐만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자질도 의심스럽다”며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장 의원은 “(1억 원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청문회가 끝날 때까지 제출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추 후보자에게) 먼저 확인하고 진행하는 것이 의사진행 상 원활할 것”이라며 자료 제출 요구에 대한 추 후보자의 답변을 거듭 요구했다.

이후 여 위원장이 “의사진행 발언 내지 자료 제출 요구를 할 위원들이 더 안 계시면 그 발언은 마치도록 하겠다”고 하자,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제기됐다.

이에 여 위원장은 “이제 가만히 계시라”라고 한 뒤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추 후보자가) 오래됐기 때문에 (도서출판비 1억 원의) 용처를 정확히 기억 못하겠다는 것은 돈의 액수에 비춰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며 “1억 원을 회수해 되돌려받아 다른 공익재단에 기부했다면 기억해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된 자료 제출 요구서가 후보자에게 갔을 테니 거기에 맞춰서 자료를 제출해 주시기 바라고, 만약 자료를 도저히 구할 수 없다면 자료를 요구하신 의원에게 (오전 회의 후에) ‘왜 제출할 수 없는지’에 관해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설명을 드리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한국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그건 안 된다” “답변을 들어야 한다” 등이라며 추 후보자의 즉답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재차 나왔다.

이에 여 위원장은 “제가 후보자에게 기억을 더듬어서라도 반드시 1억 원에 대한 자료를 내라고 했는데, 그 이상 무슨 얘기를 하느냐”며 “거기에 대해서 이야기 할 거 있으면 오후에 또 하시라. 회의 진행은 내가 한다”며 선을 그었다.

이후에도 한국당 의원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여 위원장은 “후보자의 답변은 지금 뻔하지 않나. 답변이 뻔한데 뭘 또 듣겠다고 얘기하나”라고 맞서면서 장내가 한 때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김도읍 의원은 “위원장님 유감이다”라며 여 위원장의 청문회 진행을 유감을 표했다. 그는 “(추 후보자는) 1억의 행방에 대해서 오늘 본회의가 있는 오후 6시까지 뭉개고 시간만 보내겠다는 것 아닌가”라며 “여기에 대해서 왜 우리 한국당 의원들이 이의 제기를 못 하나”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반면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의 요구는 옳다”면서도 “여 위원장이 끝물에 너무나 사회를 잘 보셔서 제가 존경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추 후보자는 도서출판비 1억 원에 대한 자료 제출과 관련해 “저도 청문회를 준비하면서 가급적 최선을 다해서 자료를 찾으려 하고 있지만, 금융기관이라 하더라도 보존 기한이 지나서 남아있지 않아 발견할 수 없는 자료도 있었다”며 “의원들께서 개별적으로 요구한 자료에 대해 제출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최대한 제출하겠고, 제출할 수 없는 부분은 의원별로 소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