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ML’ 두 동갑 비교해보니 2015~18 KBO 성적 비슷했으나 ERA-피안타율 등 김광현 살짝 앞서 켈리, 5가지 구종 골고루 던져 강점 시즌 맞대결 성사될지도 관심
18일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와 2년 800만 달러(약 93억 원) 계약을 하며 빅리그 무대를 밟게 된 김광현(31)의 앞날은 1988년생 동갑내기이자 MLB 1년 선배인 우완 투수 켈리를 기준으로 점쳐볼 수 있다.
2015∼2018시즌 SK에서 김광현과 한솥밥을 먹은 켈리는 이번 시즌 애리조나에서 13승 14패 평균자책점 4.42로 MLB 무대에서 성공 시대를 열었다. 그의 이번 시즌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는 2.0으로 4, 5선발 중에서는 뛰어난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1WAR의 가치가 600만∼800만 달러인 것을 생각하면 켈리는 이번 시즌 성적만으로 1200만∼1600만 달러 값어치를 한 셈이다. 켈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애리조나와 2년 550만 달러(약 66억원) 계약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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켈리와 김광현은 모두 비슷한 시기 구속이 늘었다. 켈리의 평균 구속은 2015시즌 시속 144.6km에서 2018시즌 148.7km까지 올라갔다. 구위보다 제구력으로 승부하는 투수였으나 구속이 늘면서 파이어볼러로 성장한 ‘특이 케이스’다. 김광현 역시 팔꿈치 인대 수술 후 복귀한 2018시즌 직구 평균 구속이 시속 147.6km로 2016시즌 145.2km에 비해 2km가량 올라갔다.
차이가 있다면 켈리는 KBO리그 초기부터 직구와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싱커 등 5가지 구종을 골고루 사용하던 컨트롤형 투수였지만 김광현은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 피치’ 투수였다는 점이다. 이번 시즌 김광현은 스플리터와 커브 활용을 늘리면서 MLB 선발투수로 성장할 기반을 닦았다.
같은 내셔널리그에 속해 있는 세인트루이스와 애리조나는 5월 22일 세인트루이스 안방구장인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3연전을 시작으로 총 6경기를 치른다. 2018시즌 SK의 ‘원투펀치’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두 선수가 무대를 옮겨 처음으로 선발 맞대결을 치를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